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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첫 극지용 드릴십 시운전에 밤낮없죠
③ 삼성重 거제조선소
확트인 조타실 시야 감동
내·외국인 기술자들
3월 인도 앞두고 막바지 점검


4㎝선체두께·열선 바닥 등
극한환경 극복‘ 바다위 요새’


신규사업 진출·장비 국산화
한계초월 세확장 발빠른 시동

[경남 거제=신소연 기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수송선을 타고 20여분을 나가자, 바다 위에 대규모의 드릴십이 위용을 드러냈다. 선체에 ‘스테나 드릴막스 아이스(Stena DrillMAX ICE)’라고 적힌 이 선박은 삼성중공업이 2008년 수주한 세계 최초 극지용 드릴십이다.

수주 당시 수주액이 척당 9억4200만달러(약 9453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초ㆍ최고가의 드릴십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 드릴십은 오는 3월 인도를 앞두고 시운전을 통한 마지막 점검을 위해 조선소 야드를 떠나 망망대해로 나왔다.

수송선에서 내려 곧장 드릴십의 조타실로 들어갔다. 이곳은 선박 운항은 물론 드릴십의 위치를 고정해주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극지대 환경이 워낙 열악하다보니 안정적인 시추를 위해 드릴십을 고정하는 기술이 필수적인데, 삼성중공업은 위치제어시스템(DPS)을 활용해 높이 16m의 파도와 초속 41m의 강풍 속에서도 선박이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확 트인 조타실의 시야에 감동하는 것도 잠시, 내부에서 분주하게 움직인 사람들에게 눈이 갔다. 한국인 및 외국인 직원 몇몇이 짝을 이뤄 컨트롤 스탠드(Control Stand) 상단에 있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및 각종 장비를 들여다 보며 시스템 점검에 한창이었다. 

삼성중공업 직원이 오는 3월 인도를 앞두고 있는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인 ‘스테나 드릴막스 아이스(Stena DrillMAX ICE)’의 조타실에서 운항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프로젝트2팀 장기석 상무는 “선박 건조를 모두 마치고 발주사 및 드릴링 업체 엔지니어가 직접 와 우리 직원과 함께 시운전을 하고 있다”며 “발주처인 스웨덴 스테나 사와 드릴 장비를 납품한 노르웨이 NOV 사 등 외국 직원 40여명과 우리 직원 250여명이 며칠째 시운전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릴십의 특징 중 하나는 조타실과 별도로 드릴링 장비를 제어하는 드릴링 제어실(Driller’s Cabin)이 따로 있다는 점. 조타실에서 나와 드릴링 제어실로 향하는데, 외부에 노출된 선체의 바닥이 다른 선박과 달리 푹신했다.

장 상무는 “영하 30도의 혹한에서도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다 보니 선박의 모든 바닥과 손잡이에 열선이 들어가는 등 내빙설계가 적용됐다”며 “선체 두께도 4㎝나 되다보니 다른 드릴십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오는 3월 인도를 앞두고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 ‘스테나 드릴막스 아이스(Stena DrillMAX ICE)’의 야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외부 통로를 지나 들어간 드릴링 제어실은 3면이 유리로 되어 있었다. 이 곳에서 해저 12㎞까지 뚫을 수 있는 드릴장비 2기를 제어하는 것이다. 내부에는 드릴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은 물론, 외부 환경을 살필 수 있는 모니터 2기를 장착했다.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시추 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발사고에 안전할 수 있도록 방폭 유리를 사용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도 최신 설비를 장착한 드릴십 발주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 확대될 새로운 시장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게 내부적 판단이다.

삼성중공업 프로젝트1팀 김준철 상무는 “2008년부터 심해 유전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드릴십 같은 시추설비가 대거 발주됐다”며 “올해부터는 시추설비보다는 생산설비 발주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회사 내부적으로 서브씨(subsea) 등 신규사업 진출 및 장비 국산화 등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계와 경계를 뛰어넘는 삼성중공업의 끝없는 도전이 이곳에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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