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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다시 ‘정치바람’ 분다
총선 앞두고 정치대자보 등장…부재자 투표소 설치운동도 모락모락
그동안 ‘등록금’ 관련 투쟁 일변도였던 대학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의 바람 중심지에는 바로 ‘정치’가 있다. 그동안 애써 정치적 이슈를 외면했던 대학생들이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 이슈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총학생회 등은 내년 총선을 겨냥해 대학 내 부자재투표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 총학생회와 연계해 전국 대학으로 부재자투표소 설치 요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학가에 다시 등장하는 정치 대자보=방학이 한창인 지난 13일 서울 성균관대 학생게시판에는 정치 현안에 대한 대자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디도스 사태’에 대한 엄중 수사촉구대자보부터 ‘FTA 반대’ 호소문까지 최근 논쟁이 뜨거운 정치 현안은 빠짐없이 등장했다.

건국대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체제에 대한 정치적 견해와 관계없이 주문과 조의표명에 대한 탄압에 반대해야 한다”는 대자보가 대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치적 이슈인 디도스 사태와 관련, 16일 현재까지 서울대, 고려대, 건국대, 이화여대 등 모두 16개 대학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진 이유는 등록금으로 촉발한 대학생들의 사회참여 의식이 커졌기 때문.

연세대 사회학과 3학년인 P(26) 씨는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다보니 등록금이 정치적인 사안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 자연스레 정치와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SNS를 통한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소통이 활발하다는 점도 최근 학생 운동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L(21ㆍ여) 씨는 “트위터를 통한 소통이 늘어나면서 정치적 이슈들이 트위터에서 얘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타임라인에 정치이슈 얘기가 자주 올라오다보니 자꾸 생각해보게 되고 문제의식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성균관대 게시판에 붙어 있던 대자보.


▶목소리 키우는 일반 학생들=최근 대학생들의 정치참여는 운동권이나 총학생회가 아닌 일반 학생들의 주도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번 ‘디도스 사태’ 관련 시국 선언은 한 서울대생으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서울대 재학 중인 한 학생이 서울대 커뮤니티사이트 ‘스누라이프’에 선관위 디도스 공격사건에 대한 ‘서울대학생 5000명 시국선언’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3000여명의 서울대생이 온라인 시국선언문에 서명한 바 있다.

서울대생들의 움직임은 즉각 다른 대학으로 확산됐다. 한 고려대 학생이 자신들의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선언문을 옮겼고 비운동권인 고려대 총학생회도 학내 여론을 반영해 디도스 수사에 대한 외압 중단과 특검 도입, 정부ㆍ여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박종찬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를 뿌리째 위협하는 사건을 묵과한다면, 그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상태라는 걸 뜻한다”면서 “온라인과 스마트폰을 통해 대학생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혜진ㆍ박병국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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