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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급 인력 ‘유럽 엑소더스’
일자리 찾아 망명 줄이어

과거 식민지 아프리카 등으로


재정위기로 존립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빠진 스페인ㆍ포르투갈 등 유로존 일부 국가의 고학력 숙련공들이 일자리를 찾아 ‘유럽 엑소더스’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침체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유로존으로선 고급 인력의 유출은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스페인 통계청에 따르면 스페인은 지난해 1~9월까지 이민 온 숫자보다 스페인을 떠난 숫자가 5만5000여명 이상 많다.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인력 수출 국가가 됐다는 걸 의미한다. 2008년 전만 해도 해마다 50만명의 해외 인력이 건설과 서비스 산업 분야에 쏟아져 들어왔던 것과 딴판이다. 경제위기로 지난해 실업률이 살인적인 수준인 20%에 달한 탓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스페인ㆍ포르투갈 등 과거 광활한 지역에서 식민통치를 했던 국가의 고급 인력이 식민지였던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이 신음하는 반면 라틴아메리카 등은 잘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라틴아메리카는 지난 10년간 매년 4% 이상 성장을 해왔다. 브라질 국영 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브라질은 110만여명의 엔지니어 수요가 있다. 현재의 배에 해당하는 숫자다. 브라질 법무부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46만여명의 외국인이 취업 비자를 받았으며 33만명은 포르투갈에서, 6만명은 스페인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유럽 엑소더스를 감행한 이런 인력들의 귀국이 난망하다는 점이다. 스페인의 경우 탈(脫) 스페인 이민자는 국가적 실패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스페인의 유력 비즈니스스쿨인 IESE의 호세 라몬 핀 부총장은 “고급 인력이 해외에 나갔다가 경험을 축적하고 돌아오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문제는 그들이 돌아올 것이냐는 점”이라고 했다. 스페인의 유력 일간 엘 파이스의 콘차 카바에로 칼럼니스트는 이를 ‘망명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지칭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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