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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지구대 “밤샘 근무에 녹초...그래도 우리 구역엔 동사자가 한명도 없어요”
서민에게 드리워진 삶의 무게를 받아주는 ‘민중의 지팡이’ 경찰, 그들의 현장 최일선에 있는 지구대를 찾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내에 있는 중앙지구대 순찰1팀은 오후 9시 주간 근무자와 교대를 하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매일 술집, 나이트클럽, 노래방, 유흥주점의 네온사인이 격렬하게 ‘광(光)’적인 경쟁을 벌이는 영등포 일대 밤은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룬다.

스트레스와 한을 술로 풀려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경찰의 할 일도 늘어간다.

밤 9시부터 11시까지 돌게 되는 첫 번째 순찰, 기자는 영등포 지구대 박홍신 경장, 최성준 순경과 함께 일대 순찰을 위한 차량에 동승했다.

순찰 차량의 뒷좌석 재질부터 다른 차와 다르다. 박 경장은 “음주자가 쏟는 토사물이 골치다. 이런 재질이 일반 가죽시트보다 오물 닦기가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사건신고는 순찰 중인 2시간 동안 쉴새없이 들어왔다. 지구대에서는 술값도 내지 않고 목소리만 높이는 주취자와 한바탕 실랑이가 시작됐다. 이미 지구대에 와 있는 다른 음주자는 가게에서 술병 7개를 사람에게 던져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서울 영등포동 중앙지구대 순찰팀이 관내 순찰에 앞서 관심지역을 미리 확인하고 있다.

음주자의 반말과 경찰의 존댓말이 오가는 가운데 수갑에 묶여 고래고래 욕설을 퍼붓고 있는 찰나, 흡사 운동선수 같은 그의 친구라는 사람까지 합세해 지구대 안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몸싸움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더니 친구라는 사람이 앞에 선 한 경찰을 확 밀쳤다. 지구대 선임인 조태식 경위가 3m가량 튕겨 지구대 바닥에 나뒹굴었다.

지구대에 있던 경찰 4~5명이 순식간에 제압하고 더 세게 수갑을 채웠지만, 조 경위의 손목 인대는 이미 늘어난 상태다. 온갖 욕설을 받아주고, 심지어 폭력을 써도 당장은 수갑 채우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 지구대 경찰.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돌아온 조 경위는 “그래도 우리가 제일 보람있다고 느끼는 건 음주자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올 때, 그리고 올 겨울 아직까지 우리 구역에서 동사자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라며 자신의 손목 걱정은 이미 잊은 듯했다.

새벽 3시, 2차 순찰을 위해 박 경장과 최 순경은 다시 옷깃을 여몄다. 출동한 곳은 찜질방. 종업원이 손님을 도둑으로 신고했는데, 현장에 출동해보니 종업원이 계산을 잘못했다고 한다. 기운이 빠지지만 다시 차가운 새벽공기를 뚫고 그들은 순찰을 계속한다.

윤현종 기자/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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