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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레는 설…장바구니는 ‘설’없다
대통령 물가관리 강조 불구

제수용품 가격 고공행진

식재료 가격인상 핑계

가공식품 슬그머니 값올려


용량 변경·신제품 출시 등

우회 가격인상 꼼수도 횡행



설 물가가 불안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기업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가격 올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오히려 정부가 민간기업의 고유 권한인 제품 가격 조정권을 제한한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이 때문일까. 연말연시를 틈타 가격표가 바뀌는 제품도 많다. 소비자가 모르게 가격을 살짝 올리거나 내용물을 바꾸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꼼수도 등장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MB 물가 레임덕’이란 신조어까지 흘러 나오는 이유다.

▶선물세트ㆍ제수용품 가격 상승해…설 물가 적신호 켜졌다=설 대목을 맞아 선물세트와 제수용품 가격이 불안하다. 지난해 설대목에 5만8000원 하던 CJ제일제당의 스팸 1호(340g 12개) 선물세트는 6만5500원으로 1년 새 12.9% 올랐다. 대상도 천일염 800g 2개와 75g 2개로 구성된 천일염 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25.4% 오른 2만5700원에 판매했다.

식품 선물세트 상당수가 1년 새 두 자릿수나 가격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물세트뿐 아니라 설 차례상도 고물가 비상이 걸렸다. 설 차례상에 꼭 필요한 사과와 배, 밤, 곶감 등 각종 제수용품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5개들이 사과와 배 가격이 각 1만6500원, 2만1300원으로 30%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밤은 36.0%, 곶감과 건대추는 11.4~12.4% 인상을 점쳤다. 채소류도 마찬가지다. 시금치는 지난해보다 17%, 녹두와 숙주 등도 20% 가격상승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설엔 차례상 비용으로 지난해보다 5.3% 오른 20만1538원이 소요된다는 게 롯데마트 측 분석이다.

▶가공식품 가격표 슬그머니 바꿔…가격인상의 꼼수=슬그머니 가격을 올리는 식품업체도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사조해표는 골뱅이와 고등어 통조림의 가격을 20%가량 올렸다. 골뱅이와 꽁치 통조림에 들어가는 수산물 식재료가 크게 올랐다는 게 가격을 올린 이유다.

동원F&B도 대형마트에서 6480원 하던 ‘동원 자연산 골뱅이’를 최근 6980원으로 7.7% 인상했다. 꽁치캔도 2680원에서 2980원으로 인상폭이 11%에 달했다. 용량이나 내용물의 성분을 바꾸는 방법으로 가격을 올리는 꼼수 인상도 있다.

농심은 지난해 말에 출시한 ‘콩고물 별따먹자’는 43g 1봉 1200원이다. 기존 ‘별따먹자’ 100g 1봉 2400원에 비해 용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16%가량 가격을 인상한 케이스다. 삼양식품, 남양유업, 동서식품 등도 성분이나 용량을 변경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우회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고물가 먹구름 몰려온다…화장품 가격도 오른다=여성들이 즐겨찾는 화장품도 가격인상 대열에 나섰다. 일부 인기 상품은 인상폭이 25%에 달했다. 샤넬 화장품과 불가리 향수 등이 올해부터 오른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에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타임 레스폰스 스킨 리뉴얼 크림’을 42만원에서 48만원으로 14% 올렸다. LG생활건강도 최근 립스틱, 파운데이션, 클렌징 로션·클렌징 시트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3~8%씩 인상했다. KT&G가 인수한 소망화장품 역시 주력 제품인 ‘다나한 RGll 프리미엄 EX 에센스’의 가격표를 종전보다 25% 비싼 15만원짜리로 바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인상을 시도하다 사회적 비난 여론 때문에 한 발 물러섰던 제조업체들이 설 명절을 전후해 다시 가격인상 카드를 뽑아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물가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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