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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천학살’ 반발에도 박근혜號 비대위 ‘90% 물갈이’ 의지 재확인
”소비자가 외면한 상품(정치인)은 퇴출“, ”기득권을 지키려고 바둥거리고 있다“

공천학살에 비유되는 ‘5%룰’(의원 지지도가 당 지지도에 비해 5%낮으면 공천탈락), ‘영남권 90% 물갈이’등에 대한 현역의원들의 불만과 불안에 대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답변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는 ‘박근혜 본인 불출마’로 맞선다는 각오다.

4일 비대위는 ‘현역 의원 대거 탈락’을 골자로 하는 공천 개혁의 방향을 재확인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이 시점에서는 변화가 중요하다”며 무게중심이 큰 폭의 물갈이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 비대위원은 정치제도 및 공천개혁을 담당하는 1분과 위원장이다.

그는 “총선에서 선전하기 위해서는 새 인물이 대거 등장해야 하며 그 시발점이 대구와 경북이 돼야 한다”며 TK지역 90% 물갈이론(3일자 본지 1면 참조)에 공감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박근혜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설도 같은 맥락이다. 용퇴를 망설이고 있는 현역 의원들, 특히 중진들을 향한 직접적인 압박이라는 의미다. 이 위원은 2004년 총선에서 중진 20여 명이 대거 불출마했던 것을 예로 들며 “이번에도 그런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후진들에게 길을 터주는 분들이 있어야 한나라당이 숨을 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현역 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김 비대위원은 ‘창조적 파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소비자가 사려 하지 않는데 과거와 같은 물건을 내놓으면 기업이 존속할 수 없다”며 “현재 국민 속에서 거론되는 새로운 상품이 공천”이라고 강조했다. 공천을 상품에 비유하며, 현역 의원들에 대해 ‘소비자가 외면하는 상품’으로 평가한 것이다.

‘수도권 50%, 영남 90% 물갈이’ 설에 충격받은 외면받은 상품들의 반발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은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버둥거리는 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강한 충격이 필요하다는 박 비대위원과 당의 절박한 위기 의식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지난 17대와 18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이 40%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50% 또는 그 이상의 충격 요법이 불가피하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90% 학살’을 뜻하는 5%룰이 나온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남은 과제는 희생자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 뿐이라는 분석이다. 당 지도부 역시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최근 ‘5%룰’을 흘려 현역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당 산하 연구기관인 여의도연구소는 문건 자체를 부인하며 불끄기에 나섰고, 당도 9일로 예정됐던 의총은 취소했다. 당 관계자는 “만약 9일에 의총이 열리면 비대위원과 의원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진다”고 전했다.

한편 박 비대위원장 및 당 지도부의 현역 의원 교체 의지가 확고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불출마 선언을 서두르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내에서는 “영남과 수도권 지역 중진 몇 명이 불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몇몇 의원이 주목받기도 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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