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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영결식 지켜본 탈북자 심정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을 TV중계나 인터넷을 통해 접한 탈북자들은 어떤 심정일까.

28일 일본 마이니치신문(毎日新聞)에 따르면 조선중앙TV를 통해 김정일 영결식 장면을 지켜본 일본 거주 탈북자의 착잡한 심정을 나타냈다.

지난 1994년7월 김일성 주석의 영결식을 경험했다는 한 탈북자는 “큰 울음소리가 나지 않으면 보위부에 끌려간다고 해서 필사적으로 우는 척했다“고 회고하면서 “자유롭게 웃고 울을 수 있는 보통 국가가 되길 바란다”며 북한의 변화를 갈망했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당시 대학생으로 평양 시내 기숙사에 살았지만 지난 2009년 겨울 탈북한 뒤 현재 일본 도쿄(東京)에 거주한다는 한 남성(35)은 “처음에는 너무 과장되게 통곡하도록 요구하는 바람에 웃었다고 한 동안 견딜 수 없게 했다”며 당시 서글픈 상황을 털어놨다.

이 남성은 “영결식 전후 강의가 중단되면서 많은 시민과 함께 사흘 연속 추모에 동원됐다”며 “치안기관의 관계자가 여기저기에서 감시하면서 제대로 울지 않은 현장에서 그대로 연행됐다”고 밝혔다.

영결식 거행되던 날은 무더운 날씨에서 4시간 동안 서있는 바람에 쓰러지는 사람도 속출했다는 상황을 밝힌 이 남성은 “김정일 영결식에도 많은 시민들은 눈이 계속 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여러 시간동안 서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화가나고 부끄럽다”고 울먹였다.

탈북후 지난 2002년부터 도쿄에 살고 있는 탈북 여성(64)은 “시민들이 통곡하는 모습은 당시에도 위화감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영상을 보면 역시 우스꽝스럽다”며 “부모가 죽어도 보통 저렇게까지 울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여성은 당시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살고 있었지만 김 주석의 사망 후 며칠 동안 광장에 모여 울면서 열결식을 지켜봤다고 회상했다.

김정일 영결식을 지켜보면서 북한에 남아있는 손녀가 궁금하다는 이 여성은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해 어떤 기대도 하지 않지만 김정은 승계 이후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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