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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영결식.. 가는길까지 ‘비밀스럽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마지막 가는 모습까지 비밀스러웠다. ‘최악의 독재자’라는 평가와 ‘스마트하고 유머있는 사람’이라는 김 위원장에 대한 ‘극과 극’의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그의 비밀스러웠던 인생 행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자신의 마지막 가는 모습인 영결식 장면까지도 생방송으론 보여주지 않았다.

28일 오전 10시 통일부 정세분석국. 김형석 국장 등 관계 직원들은 TV앞으로 모여들었다. 김 위원장의 영결식 장면을 보기 위해서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선 사람들을 확인하고, 북한의 권력 지도를 그리기 위한 기초 자료로 영결식 장면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시각 통일부 대변인 실에도 7~8명의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김 위원장의 영결식 장면을 혹시라도 볼 수 있을까해서다.

그러나 예정된 시각인 10시를 넘어도 영결식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27일 저녁까지 진행됐던 조문단 방문과 절절한 목소리의 여자 아나운서가 김 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애도를 표하는 모습만 반복적으로 나왔다.

결국 조선 중앙TV는 김 위원장의 영결식을 생방송하지 않았다. 북한이 생방송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몇가지 해석이 있다. 아직 북한이 생방송을 내보낼 정도로 방송 장비가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과,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사고를 예방하려는 보안상의 문제라는 해석 등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설득력 있어보이는 해석은 김 위원장의 인생행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말과 행동 등은 모두 베일속에 가려있었다. 김 위원장의 동선은 국가기밀급 극비 사항이다. 지난해와 올해 방중했을 때에도 대부분의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동선을 확인치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

생방송은 모든 것이 그대로 보여진다. 녹화방송은 편집을 한 다음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준다. 결국 김 위원장이 살아왔던 인생의 모습은 편집된 녹화방송에 가까웠고, 그래서 그의 영결식 장면이 녹화방송으로 편성된 것은 그리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영결식 장면을 이날 오후쯤 돼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때에도 북한은 2시간 가까운 분량의 영상을 영결식 당일 오후에 방송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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