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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기업경영 설문>투자ㆍ고용 성장 두축 모두 흔들
임진년(壬辰年)의 우렁찬 기운이 움츠린 한국경제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새해가 밝았지만 경제 양대 축인 투자와 고용 모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유럽발 경제 위기부터 대선, 총선, 대북정책 등 매머드급 외부변수까지 산재한 탓에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 모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나 연구기관에서 전망하는 경제성장률보다 현장의 반응은 더 차갑게 나왔다. 올해 한국경제는 흔들리는 투자와 고용을 다잡고 저성장을 극복하는 게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2012년 기업경영 전략과 업계 전망’ 설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투자와 고용 분야 모두 앞선 조사보다 보수적인 전망이 나왔다는 점이다. 올해 투자를 전년 대비 늘리겠다는 답변은 23.3%에 그쳤고, 절반이 넘는 69.7%가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아예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도 7%를 차지했다.

지난 해 5월 진행한 같은 설문조사와 비교할 때는 전년 대비 투자를 늘리겠다는 답변이 32.1%,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64%를 차지했고, 3.9%만이 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하반기를 거치면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8.8%p나 줄었고,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각각 5.7%p, 3.1%p 늘어났다. 지난해 하반기 고유가와 고환율, 유럽 경제위기 등이 겹치면서 기업이 올해 투자 계획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 전망 역시 보수적으로 나왔다.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66.7%로 가장 많았고, 23.3%만이 전년보다 고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5월 조사와 비교할 때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1.2%p 감소했고,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5,8%p, 5.4%p 증가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난해 초 설문조사에선 전년 대비 고용을 늘리겠다(28.5%),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62.5%)는 응답이 올해 초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즉, 지난해 초에는 고용 전망을 보수적으로 접근했지만 상반기를 거치면서 다소 호전됐고, 이후 글로벌 경기 불황이 가시화된 하반기에 다시 위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다르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은 올해 한국경제가 3.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이 3.23%, 중소기업이 3.36%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좀 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초와 5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5.0%, 3.8%보다도 낮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제 전망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른 기관의 전망치와 비교해서도 차이가 보인다. 기업이 예상한 경제성장률 전망은 한국은행이 내놓은 3.7%나 한국개발연구원이 제시한 3.8%, 삼성경제연구소의 3.6% 등보다 모두 낮은 수치다. 현장이 정부기관이나 연구소가 보고 있는 전망보다 더 보수적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환율 등 외부변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조사에선 절반 이상인 52.1%가 환율 전망을 1050원 이상~1100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같은 응답이 32.7%로 줄었고, 1100원 이상~1150원 미만(22.5%), 1150원 이상~1200원 미만(24.5%) 등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대북 리스크를 비롯, 한반도 정세 악화가 자칫 환율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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