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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은 스트레스는 웃음으로 날리자! ‘대학살의 신’ vs ‘막돼먹은 영애씨’
한 해가 저물고 있는 시점. 숨 돌릴 여유도 없이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가는구나” 싶어 왠지 모를 울적함에 소주잔을 기울이고 나면 남는 것은 다음날 아침 속쓰림뿐이다. 이럴 땐 그저 ‘하하하’ 배꼽 빠지게 웃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 우리 삶의 거울을 ‘웃음’과 ‘해학’으로 풀어낸 두 작품이 있다.

▶연극, 대학살의 신=‘알고보면 말야, 사람은 다 같아’

연극은 ‘잘난 척, 있는 척, 아는 척’ 하기 바쁜 두 부부가 아이들의 싸움을 계기로 만나 우아한 방식의 합의(?)을 지향하다가 결국 본색을 드러내고야 마는 과정을 코믹하게 담았다. 우리네 삶의 이면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풀어낸 블랙 코미디다. ‘지적인 대화’를 주고받던 두 부부는 가해자 엄마가 갑자기 속이 좋지 않다며 토사물을 잔뜩 내뿜으면서 반전의 계기를 맞는다. ‘전화 노예’인 변호사 남편의 휴대전화를 화병 속 물에 던져버리는 등 가해자 엄마역을 맡은 서주희의 ‘이판사판’ 술 주정 연기는 너무 리얼해 배꼽을 잡게 만든다. ‘세계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강조하던 피해자 엄마역의 이연규도 결국 이성을 상실하고 두 부부는 육탄전을 벌인다. 이처럼 ‘우아한 포장지’로 꾹꾹 눌러 홍어 삭히듯 삭혀놓은 이들의 ‘속내’가 무대 위에 고스란히 펼쳐지는 동안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빠져든다. 극 중 박지일이 “나는 대학살의 신을 믿는다”고 말한 것처럼 어떤 포장지로 감싼다 해도 결국 드러나게 되는 본성의 신(대학살의 신)이 누구에게나 있음을 연극은 보여준다.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며 웃다가도 이 웃음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 것도 이 때문. 연극 ‘대학살의 신’은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의 작품으로 2009년 토니상 최우수연극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바 있다. 2012년 2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1544-1555 


▶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 ‘영애씨는 모든 직장인의 자화상’

영애씨. 5년차 광고기획사 회사원. 직장생활에서 한 번쯤 만날 법한 ‘밉상ㆍ진상’ 캐릭터의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는 그녀의 하루하루를 보고 있자니 마치 ‘내 이야기’ 같아 관객들은 ‘영애씨’에게 ‘격한’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직장인의 삶’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공감’을 이끌어내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게다가 영애씨는 그냥 영애씨가 아니라 ‘막돼먹은 영애씨’가 아니던가. 결정적 순간에 할 말은 하고 막무가내로 사표까지 던지는 그녀에게서 관객들은 묘한 쾌감을 느낀다. 뚱뚱하다고 구박받고, 많이 먹는다고 싫은 소리 듣고, 예쁜 후배와 비교당하면서도 뚝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영애씨로부터 관객들은 지친 마음을 위로 받는다. 우리시대 직장인의 자화상을 유쾌하게 풀어낸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는 4년 넘게 방영되고 있는 케이블TV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해 ‘알만한 사람은 아는’ 내용이지만 ‘영애의 삶’에 초점을 맞춰 뮤지컬로 새롭게 꾸며졌다. 이재준(연출), 김효진(공동 극작)등 젊은 창작자들의 감각적인 무대연출 및 김현숙을 비롯한 원작 주인공들의 색다른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는 덤이다. 2012년 1월 15일까지.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   1577-3363


황유진 기자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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