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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조문단에 선물기대하나... 우리측은 지금은 조문뿐인데...
26일 평양을 향해 떠난 이희호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과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으로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두 사람의 김정일 조문을 계기로 다소나마 온기가 불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북한이 이 여사와 현 회장을 통해 건낼 메시지에 따라서는 남북관계의 빠른 정상화도 점쳐볼 수 있다. 하지만 조문을 김정은의 지도체제 강화와 대남 분열 카드로 활용하려는 북한의 태도가 변수라는 지적이다.

이날 경의선 출입국사무소(CIQ)를 지나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이 여사와 현 회장은 오후에 평양에 도착, 북한 측 인사들과 오찬을 갖을 예정이다. 당초 정오로 예정됐던 MDL 통과 시점이 북한측의 요청으로 앞당겨 진 점은 김정은과 회동 가능성을 높혀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현재로선 북한에서 누구를 만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김정은 부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반반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측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은 그간 전례로 보아 예측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상중인 김정은이 직접 오찬을 주재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대신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김기남 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이 조문단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이번 방북에 철저한 개인적 목적이라며 선을 그은 것도 김정은과 독대나 만남 가능성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이 여사의 방북 실무를 맞고 있는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은 우리 정부의 대북 메시지 여부에 대해 “순수한 조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 여사와 현 회장을 통해 대남, 대 서방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은 높다. 김정은 체제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북한이 대규모 식량ㆍ경제 지원을 위해 비핵화 카드 등을 언급할 것이라는 기대다. 김정일 사망 직전 북한이 미국과 식량지원을 골자로 하는 비핵화 합의를 사실상 마무리 했고, 이 과정에 김정은도 관여했다는 분석 등이 이런 기대의 이유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두 사람의 방북을 지나친 정치 선전의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을 경계하기도 했다. 27일 내려올 예정인 두 사람에게 북한 당국이 영결식 참석이나, 정치적으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참배 모습을 강요할 경우 남남갈등은 물론, 남북관계도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남조선 당국은 조의방해 책동이 북남관계에 상상할 수 없는 파국적 후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조문 정국을 대남 갈등 유발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은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 조문단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박 전 원내대표도 “북측에서 이러한 것을 자꾸 정치적으로 해석해서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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