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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이통시장 과열…곳곳 파열음
신규 유치보다 번호이동

‘제살 깎아먹기’식 마케팅

과다보조금등 진흙탕 싸움



연말을 앞두고 통신시장이 다시 과열로 치닫고 있다. 

휴대폰 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상황에서 신규가입자 유치보다는 번호이동을 통한 통신사의 ‘제살 깎아먹기’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미 보조금 한도액(27만원)을 넘어서는 과다 보조금 지급으로 상반기에 137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과도한 시장 경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이동통신시장의 번호이동고객은 1098만6951명으로 이미 작년 말(1094만4687명) 수치를 넘어섰다. 10월과 11월에 각각 98만명과 113만명으로 꾸준히 늘어 연말이면 12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아이폰이 도입됐던 2008년의 1148만8911명을 웃도는 것으로, 2004년 번호이동 수치 집계 이래 최고치다.

이는 아이폰4S,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출시에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한꺼번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KT, LG유플러스 등 일부 통신사들은 휴대폰 구입 시 백화점 상품권, 3D LED TV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있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4대 홈쇼핑(GS, CJ, 현대, 롯데) 방송 중 이통사 방송 32회 가운데 18회에 걸쳐 3DTV, 상품권, 온돌매트 등이 덤으로 제공됐다.

대리점 마진인 판매장려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할부원금이 10만원 미만인 ’마이너스 스마트폰’도 나왔다. 마이너스폰은 통신사들이 단말기 제고 처리나 한시적으로 실적을 올리는 데 활용하는데 기본적으로 50~60만원에 이르는 과도한 보조금이 투입된다.

LTE 시장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오프라인 대리점과 판매점에 대당 50~60만원의 마진(옵티머스LTE기준)을 지급하는 한편 온라인에서는 ‘별’이라는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휴대폰 구입시 30~4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음성적인’ 보조금이 지급되면서 소비자는 90만원짜리 LTE폰을 사실상 30~5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LTE 시장 진출이 지연되고 있는 KT는 3G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 확대로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3G 대표모델인 갤럭시 S2에 대한 리베이트를 기존 27만원에서 33만원으로 확대하고 64요금제에서는 보조금 24만원을 추가제공하고 있다. 64요금제 고객 한명을 유치하는데 보조금과 리베이트, 요금할인을 합해 100만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그 동안 경쟁을 자제하던 SK텔레콤까지 보조금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더 과열로 치닫고 있다. 지난 3개월간 번호이동으로 6만1000명 이상의 가입자를 빼앗긴 SK텔레콤은 최근 갤럭시S2에 대한 판매장려금을 10만원 늘리면서 27만원으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영업일수 3일 동안 1만명의 고객을 다시 끌어왔다.

통신 전문가들은 “지나친 마케팅 경쟁은 장기적으로 투자 여력은 물론 요금, 서비스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대다수 고객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통해 한시적으로 시장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상현 기자/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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