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89)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56)이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조문을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평양을 향해 떠났다.

이희호 여사는 이날 오전 8시 20분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저희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뒤 남측 CIQ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은 “이 여사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김 위원장이 조문 특사단을 보내주신 만큼 조문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여사측은 ‘정부 메시지를 가지고 가냐’,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냐’ 등의 질문에는 “순수한 조문”이라고만 답했다.

이 여사 측 13명과 현 회장 측 인사 5명 등 18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은 이날 오전 8시 28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었으며 개성을 거쳐 평양에 도착한다. 평양 도착 예정 시각은 오전 11시 30분으로, 북측이 제공하는 오찬을 먹은 뒤 오후 시간 중 김 위원장에 대한 조문을 할 예정이다.

조문단은 이날 평양에서 숙박을 하고 내일 남한으로 돌아오며, 이 여사측은 돌아오는 길에 개성공단 입주기업 2~3곳을 둘러본 다음 27일 오후 3시께 군사분계선을 넘을 예정이다.

조문단의 방북과 관련해선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독대할 가능성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이날 오찬과 저녁 만찬 등 관련 일정도 일체 공개된 바가 없어 이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남측 조문단은 당초 방북 시각을 26일 오전 11시~12시 사이로 제안했지만, 북측의 요청으로 시각이 3시간 가량 빨라졌다. 이 때문에 조문단이 북한에 머무는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되면서 김 부위원장을 독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이 여사 측에서는 이 여사와 아들 홍업ㆍ홍걸씨, 큰며느리, 장손 등 김 전 대통령 유족 5명, 이 여사 수행원ㆍ주치의ㆍ경호관 8명으로 이뤄졌고, 현 회장 측은 장경작 현대아산 대표, 김영현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상무) 등 현대아산ㆍ현대그룹임직원 4명이 현 회장을 수행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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