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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리…’ 김영현ㆍ박상연 작가 “세종과 정기준의 균형 맞추기는 조금 부족”
“처음에는 세종이 너무 훌륭한 업적을 많이 세운 분이어서 이걸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엄청난 강박증을 갖지 않으면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세상이 태평성대면 왕은 얼마나 지옥일거야, 인간이라면 스트레스를 풀어여 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방편으로 욕을 하고 놀리는 세종 캐릭터가 만들어졌다”(김영현ㆍ박상연 작가)

22일 27.3%(AGB닐슨미디어리서치, 수도권 기준)의 시청률로 막을 내리며 새로운 명품 사극으로 자리매김한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김영현ㆍ박상연 작가는 이번 드라마를 만든 과정과 이색적인 세종 캐릭터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보통 드라마는 양쪽의 대결구도인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세종(왕)-정기준(사대부)-강채윤(백성) 3명의 대결구도였고, 여기에 딸린 인물들도 각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이렇게 많은 인물을 어떻게 다 살릴지, 전과 달리서 당황했었다”고 밝혔다.

두 작가는 특히 세종 이도와 정기준과의 균형 맞추기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영현 작가는 “논리면에서 정기준이 밀리게 쓰진 않았다. 정기준을 통해 글자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10명 중 4명은 정기준 말이 맞는 거 아니냐고 하길 바랬는데, 그 부분은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연 작가도 “초반에 살인사건이 미스터리로 가면서 정기준의 사연이 좀 더 많이 보여졌다면 좋았을텐데. 이도에게 너무 감정 이입이 된 상태에서 정기준이 등장해, 균형 맞추기가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한글에 대해 존경하게 됐다는 생각도 밝혔다.

박상연 작가는 “내가 당연하게 쓰고 있는 것이 너무 어마어마한 것이구나 새삼 느끼게 됐다. 시청자들도 이런 걸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가 24글자의 한글을 쓰고 있는데 이게 참 놀라운 거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히트 친 알파벳은 26자다. 국력도 있지만, 26자였기때문에 히트를 친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명장면으로는 “정기준(윤제문 분)이 세종(한석규 분)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과 광평대군이 강채윤에게 ‘한글은 28자’라고 말하는 장면”을 꼽으며 “특히 28자 장면은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우리가 느낀 세종대왕의 위대함과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돌려주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드라마에 대한 주변의 반응도 새삼스러워 놀랐다고 했다.

김영현 작가는 “오빠가 두분 있는데, 그 동안 내가 드라마를 써도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둘다 큰 관심을 보였다”며 “이 드라마는 되는 드라마라는 느낌을 가졌다”고 말했다.

박상연 작가는 “절친인 아이리스 작가 김현준은 대장금, 허준, 선덕여왕을 비롯해 일생을 사극을 보지 않는 분인데, 이번에 처음 사극을 봤다”며 “미국에 있는 친구들이 ‘니 드라마때문에 우리 교회에서 난리가 났다’는 문자를 보냈고 의외로 외국인들도 자막을 번역해서 재미있게 본다고 해서 많이 놀랐다”고 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흡족해했다.

김영현 작가는 “거의 다 처음 작업한 분들이었는데, 연기를 너무 잘했다. 장혁은 백성의 목소리를 잘 내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잘했다. 감정도 깊고, 복합적인 감정이 많았는데 내가 쓴 것보다 잘한게 많았다”고 밝혔다.

박상연 작가는 “한석규는 시청자 입장에서 깜짝 놀라면서 봤다. 초반 리딩을 보면서 저런 연기자의 대사를 내가 쓸 수 있구나란 생각에 열심히 썼다. 장혁은 ‘진성성의 화신’이다. 아이디어가 많고 대사를 아주 잘 전달한다. 또 신세경은 그 나이에 소이같은 분위기를 내는 배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조희봉은 너무 좋다. 다음 번에 한번 모시겠다”고 말했다.

김영현ㆍ박상연 작가는 이번 드라마 집필을 각각 한부씩 나눠서 쓰지 않고, 한부를 둘이 나눠서 같이 썼다고 했다. 둘이 같이 하지 않았다면, 이런 작품이 안 나왔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동 집필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차기작으로는 사극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영현 작가는 “SF를 하고 싶은데, 미술이 해결될지 모르겠다”고 했고, 박상연 작가는 “사극이 너무 힘들고 지겹다. 정기준과 이도가 서로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 현대라면 전화를 하면 되는데(웃음). 현대에서 출발해 미래로 가보는 드라마를 해보고 싶은데, 제작여건이 허락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사진제공=SBS]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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