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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시대’…기로에 선 북핵
‘개혁개방을 위한 화끈한 핵포기 선언’이냐 ‘핵을 지렛대로 한 지리한 협상전’이냐.

김정은 체제하의 ‘북핵’이 기로에 섰다. 선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대 유산’인 핵을 둘러싼 김정은의 행보는 외교가의 최대 관심사안이다. 김정일처럼 김정은도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외교 지렛대로 핵을 사용하면서 주변국들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파격적인 핵 포기 선언이나 최악의 경우 핵 도발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미 김정은은 완전한 핵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2008년 8월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권력 이양이 급격히 진행됐다. 특히 체제안정, 서방과의 협상력 극대화카드 등 핵이 북한의 생존과 직결돼 있는만큼 최우선적으로 ‘핵 가방’을 김정은에게 넘겨주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국회에 출석, “김정은이 핵 통제권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북한은 미국과 뉴욕채널을 통해 식량지원과 관련한 접촉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협의는 북한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가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북한과 미국의 첫 접촉인데다, 김정은 체제 하에서 북한의 첫 핵외교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애도기간중임에도 미국과 식량지원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북-미 대화가 김 위원장 사망 직전처럼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김 위원장 사망발표 직전까지)북미간 대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대외적으로 식량확보를 위한 핵외교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조기 안정화와 직접 맞닿아있다. 2012년은 북한최대 행사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내년 2월 16일은 김 위원장의 70회 생일이고, 4월 15일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다. 여기에 북한은 내년을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선정했다. 자립이 어려운 경제 구조상 김정은은 ‘쌀밥에 고깃국’으로 대변되는 민생을 책임져야 하는데, 이는 외부의 지원 없이는 풀기 불가능한 숙제다. 김정은이 핵을 지렛대로 한 외교 활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선(先)핵포기→후(後)대북지원을 요구하는 서방과 고전적인 레퍼토리가 지루하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김정은의 ‘완전한 핵 포기 선언’ 가능성도 조심스럽지만 나오고 있다. 당장 북한의 경제난과 민생고를 해결키 위해선 파격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펴야 한다. 또 그동안 북한이 꾸준히 요구했던 것이 ‘체제인정’, ‘북미수교’, ‘안보보장’ 등이었고, 김일성의 유훈이 ‘한반도 비핵화’였다는 점 등을 들어 북한을 설득하면 협상 결과에 따라 젊은 김정은이 파격적인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김정은은 컴퓨터 등 선진문물에 밝고 어린시절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던 경험까지 있어 아버지 김정일에 비해 개방과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관측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낮긴 하지만 김정은이 핵을 도발용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과거에도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고 하면서도 다시 개발에 박차를 가했던 전례가 있다.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는 적게는 8개 많게는 20여개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체제 장악력이 떨어질수록 핵을 도발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관측한다. 윤덕민 교수는 “대외적 위기를 만들어 내부결속을 다지려 할 경우 핵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김용현 교수는 “핵실험 직전단계까지 김정은이 핵위기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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