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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린 스타의 선행 더 많이 보고싶다
올해 받아든 한국영화계의 흥행성적표는 근 몇 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달까지 전국 관객 수는 1억4100만명, 매출 1조1000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관객은 6.1%, 매출액은 5.1%가 늘었다. 한국영화가 선전한 데 힘입은 것이다. 이달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올해 한국영화는 2008년 이후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 각국의 재정난과 금융위기로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을 겪고 있고, 한국도 다르지 않아 빈부 격차, 경제 양극화 지수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중산층은 붕괴되고 서민의 삶은 날이 갈수록 더 팍팍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얇은 지갑을 기꺼이 열고 영화를 보러 갔던 이유는 무엇일까. 생활은 고되지만 극장엔 환상이 있고, 현실은 차갑지만 스크린엔 따뜻한 위로가 있기 때문이다. TV와 신문, 인터넷의 뉴스는 돈 많은 기업가나 목소리 큰 정치인, 수조 수천억원을 움직이는 금융회사들이야말로 이 사회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확인시켜주지만, 적어도 올해 한국영화만큼은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들을 주인공으로 대접해줬다. ‘써니’가 그랬고, ‘완득이’가 그랬다.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한 ‘도가니’에도 우리 관객들은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 덕분에 한국영화계는 등 따뜻하고 배부른 연말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대중들의 사랑이 한국영화 점유율을 늘리고 스크린 스타들의 편당 출연료를 수억원까지 끌어올렸지만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수익의 일부를 나눴다는 영화사나 배우들의 얘기는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알리지 않고 선의를 실천하는 연예 스타들도 적지 않다. 올해는 장근석이 무려 12억원을 모교에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ㆍ연예계 전체를 놓고 보면 때마다 발표되는 흥행성적이나 톱스타 배우들의 몸값, 땅ㆍ주식ㆍ건물부자 순위목록에는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박찬호가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하면서 연봉 이외의 수입 6억원을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 최경주를 비롯한 골프 스타들은 수억, 수천만원에 달하는 상금 전액이나 자선대회 수익금을 내놓기도 한다.
연예계에서도 영화, 드라마, 광고 등 출연료의 몇 퍼센트를 기부한다든가, 관객 한 명당 얼마를 내놓는다거나, CF 몇 편당 1편은 공익광고를 찍는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실천의 방식을 다각화해도 좋을 것이다.
2000년 이후 10년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가장 많은 돈을 기부한 개인으로 꼽혔던 문근영은 고교 시절 이미 “만원을 한꺼번에 내는 것보다는 100원이 생길 때마다 여러 번 여러 곳에 나누는 게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더 편할 수 있다”는 나눔의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재단을 만든다든가 거액의 통 큰 자선을 하는 것도 폼나겠지만, 조금씩 쌓아 가장 많이 나눈 문근영의 말은 여러모로 여운을 많이 남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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