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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사망> “김정일은 모택동, 김정은은 등소평”
김정일ㆍ김정은 부자(父子)를 바라보는 중국의 본심은 무엇일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세계의 눈과 귀는 중국을 향해 쏠리게 됐다. 이들의 선택이 향후 동북아 정세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도 중국의 속내를 정확히 예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정통(精通)한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중앙북스)’이라는 책을 펴내 눈길을 끈다. 정 이사장은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중국 내에서 등소평ㆍ모택동과 마찬가지로 김정일은 모택동처럼 국내파, 김정은 등소평처럼 해외 유학파(스위스 베른)로 비유하는 시각이 있다”면서 “일차적으로 중국이 김정은을 거부하겠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김정은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김정은 체제’를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바라보는 중국 입장은 굉장히 부정적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후진타오 공산당 내부에서 보면 3대 세습은 공산주의 강령과 맞지 않는다. 하지만 급변사태로 북한이 무너지면 미국의 입김이 센 한국 위주로의 통일이 되는 것은 자신들에게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중국의 본심은 북한이 앞으로 개혁ㆍ개방으로 가되 친중(親中)정권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즉, 한반도 분단 체제의 안정적 유지가 그들의 속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중국에게 가장 두려운 시나리오는 북한이 조기에 붕괴하거나 북한이 미국과 가까워져 한반도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이라며 “김정은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고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으로서는 김정은을 돕는 것이 비용대비 효과가 확실할 것이라고 정 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김정은이 김 위원장보다 다루기가 낫다. 다만 ‘김정은 리더십’이 흔들리지 않게 하려면 식량이나 기타 에너지 등을 지원해 민중들이 동요하지 않게 도와줘야 하는데 아주 풍족하게 도와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 풍족하게 도와주면 체제가 단단해져 오히려 미국과 딜을 시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의 국민성을 분석한 그의 견해도 흥미롭다. 그는 “한국의 국민성이 지고는 못사는 승부 근성이라면 중국의 국민성은 시기와 질투”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중국인들의 민족적 우월감이 하늘을 찔렀을 때 오히려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었는 것이다. 그러나 한류가 확산되고 경제와 스포츠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끝으로 정 이사장은 “중요한 것은 중국의 심리가 굉장히 복잡미묘하다는 것이다. 복잡해진 국제질서 속에서 외교적 실리를 챙기려면 중국의 본심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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