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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사망>코리아 프리미엄 물거품 위기…‘北風’시나리오 경영 돌입
본지, 20대그룹 긴급 설문 조사

한반도 정세 불안감 확산

외국인들 국내투자 꺼리고

해외 프로젝트 수주 악영향


소비심리 위축 내수 찬바람

기업들 방어경영땐

투자·고용 두축 타격 불가피

헤럴드경제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20대 그룹에 긴급 설문한 결과, 절반 가까이가 ‘2012 경영계획’에 북한리스크를 반영하겠다고 대답한 것은 그만큼 ‘북풍(北風)’이 가져올 경영 변수가 예사롭지 않음을 방증한다. 북핵 실험, 금강산 관광객 피살, 연평도 도발 등 재계엔 작지 않은 북한 변수가 있어왔지만 이번 김 위원장 사망은 북한의 체제를 뒤흔들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이 있는 데다 국제 정세가 요동치면서 환율, 수출입 동향 등 기업 경영에 엄청난 리스크를 안겨줄 수 있다는 부담이 그 배경이다.

20대 그룹 과반수가 현재로선 내년 경영에 북한리스크를 반영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지만 이들 기업도 향후 북한 흐름에 따라 리스크 경영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북한과 사업을 하든, 안 하든 글로벌 지정학적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을 기업은 없다”며 “북한 체제가 안정을 찾으면 다행이지만 안보를 위협한다면 이는 곧 기업 경영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경영 환경 위협이 가장 큰 복병”=이번 설문에서 20대 그룹은 ‘북한리스크가 생겼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안보 불안에 따른 경영위협’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대한민국 신뢰도 영향에 따른 투자 유치 제한’이 뒤를 이었다.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면 그나마 올려놓았던 ‘코리아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짙어 보인다. 무역 1조달러 대국을 달성하고 2조달러로 향하는 상황에서 수출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 외국인들이 들어오는 데 머뭇거릴 수 있고, 이는 외국인 투자와 해외 프로젝트 수주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 해외는 그렇다고 해도 국내에서도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소비 위축은 기업 경영의 애로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민ㆍ관 합동의 세련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인식은 당장 북한리스크를 내년 경영에 반영하려는 기업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기업이 당장 북한 변수를 내년 경영계획에 포함시키는 것엔 신중하지만, 북한 흐름이 긴박하게 돌아가면 ‘방어경영’에 치중할 수밖에 없어 투자나 고용의 경제축이 흔들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재계 ‘北 변수 시나리오 경영’ 돌입=4대 그룹을 비롯한 재계의 대부분 기업은 김 위원장 사망 보도 후 이틀째인 20일에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 변화 가능성을 점검했다. 삼성,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은 계열사 사장들이 직접 긴급회의를 주재했고 환율 및 자금, 수출입 영업, 해외 마케팅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특히 해외 진출 기업들은 현지에서 들어오는 실시간 정보에 귀를 기울였다.

대북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기업은 일단 신중하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대북 사업이 없어 별로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금융 시장 변동성과 함께 장기적으로 실물경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을 보여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강도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다른 기업도 적지 않다. SK는 국가 위기 상황과 관련이 큰 통신과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에 관련 계열사들에 만반의 대비를 지시해놓은 상태다. 포스코는 환율 급등에 따른 철강 시장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분주히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단체의 움직임도 긴박하다. 무역협회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교역에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고, 코트라는 수출 주문량과 기업의 투자 예정계획에 변동이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영상ㆍ류정일ㆍ박영훈 기자/ysk@heraldcorp.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남북 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철조망 사이로 보이는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가 복잡한 남북관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김명섭 기자/msi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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