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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경기둔화의 역설?
유로화 가치 13% 하락

수출 가격경쟁력 높아지고


한국 對유럽 수출 감소불구

내수부양 여건은 좋아져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

국내선 인플레 완화 효과로

최근 들어 급속히 진행 중인 유로화 가치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유로존 국가가 내심 웃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19일 기준으로 유로화는 고점이었던 지난 5월과 비교해 13% 정도 하락한 상태다. 경제전문가들은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1.3달러(1유로=1.3달러)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유로화 가치의 하락은 국제신용평가사가 유로국가를 향해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면서 더욱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그만큼 유로존이 재정위기의 고비를 넘기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세계경제의 둔화 속도 역시 빨라질 것이라는 시장의 신호다.

유로존 국가가 재정위기를 극복하려면 재정통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수년간 쌓인 경상수지 적자를 흑자로 돌려 재정적자를 해소하는 길 이외 다른 대안이 없다.

달리 생각하면 현재의 위기상황이 유로존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 중심의 경상수지 흑자국 입장에서는 유로화 가치 하락이 달가울 리 없다. 유럽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의 대유럽 수출은 5%가량 감소했다.

재정통합의 구체적인 방안 등 유럽 재정위기의 해법이 빨리 도출되지 않는 한 유로화 가치의 하락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대체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수출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내수부양이 절실하다.

수출이 어려워진 만큼 내수부양의 여건은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도 수출 중심의 무리한 성장을 포기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은행장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올해 3.8% 경제성장 중 수출이 2.1%포인트 기여했다면 내년에는 3.7% 성장 중 내수가 2.1%포인트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대외여건이 바뀌면 환율 등이 다 변하므로 지금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1년 뒤에는 (은행이) 웃을 수 있다”며 환율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은 올해 우리 경제를 괴롭혔던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는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물가가 안정되면 소비자의 구매력은 그만큼 커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2012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정부의 내수부양 정책이 성공하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4.2%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물론 이는 정부가 외형성장보다는 내실을 충실히 다졌을 때 가능한 수치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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