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56) 전 검찰총장이 재직 중이던 올해 초 이국철(48ㆍ구속기소) SLS그룹 회장과 로비스트인 문환철(42ㆍ구속기소) 대영로직스 대표를 함께 만난 것으로 15일 드러났다.

김 전 총장은 서울 강남 모처의 레스토랑에서 이들을 만나 식사 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자리는 김 전 총장과 이전부터 안면이 있던 문 대표가 주선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시 현직 검찰 최고간부가 SLS 구명로비 사건의 핵심인 이 회장, 문 대표와 접촉한 사실 자체로 로비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만남은 검찰이 최근 입수한 이 회장의 비망록에도 묘사돼 있어 주목된다. “검찰 최고 간부님과 한식 겸 퓨전 양식 메뉴로 식사했다.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내용과 55만원가량 식대를 이 회장이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다는 내용 등이 김 전 총장과의 만남에 대한 기록인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이들이 만난 시기 이 회장은 SLS그룹 주력 계열사인 SLS조선의 워크아웃이 결정되면서 경영권을 잃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창원지검이 2009년 하반기 진행한 수사에서 분식회계 등의 혐의가 드러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김 전 총장은 자청해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모처에서 해명자리를 마련하고 “재임 중 사건을 얘기할 수 없다”며 청탁설 등은 사실상 일축했다.

김 전 총장은 지난 7월 검경 수사권 조정 파문으로 사퇴한 후 미국에 머물다 최근 귀국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