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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통신로열티 부담감…특허많은 삼성에 백기 가능성”
국내 특허전문 법률전문가가 본 소송전 향방
특허전 장기화땐 서로 상처

본안 소송전 물밑타협 가능

내년 여름께 협상윤곽 전망


영업상 변화가 최대 변수로

애플 타 소송도 영향미칠듯

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특허소송전이‘ 3(삼성) 대 5’로 팽팽한 접전 양상
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도 호주 연방대법원은 애플이 제기한 상고심 신청을
거부했고, 프랑스 파리법원은 애플의‘ 아이폰4S’ 판매를 금지시켜 달라는 삼성전자의 요구를 기각하는 등 양사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했다. 

특히 “안드로이드를 파괴해 버리겠다”(故 스티브 잡스)며 삼성, 모토로라,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과 모두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은 최근 특허 괴물(거대 전문회사)에게 자사의 특허를 양도하면서까지 전선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특허전문 법률가들은 소송 장기화가 양사 모두에 실익이 없기 때
문에 곧 물밑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준 애플과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삼성이‘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협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사활을 건 특허대전은 결국 삼성이 애플의 고유 디자인을 인정해주고 3G(세대) 통신 특허사용료를 받는 선에서, 애플은 삼성전자의 3G 특허사용료를 보다 적게 내는 선에서 협상으로 타결될 것이라는 게 특허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각국 법원이 최근 ‘특허 침해는 인정되나 판매 금지는 지나치다’는 방식으로 균형 잡힌 판결을 내리고 있어, 소송전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당장은 팽팽한 기싸움이 지속되겠지만 미국에서 본안 소송에 대한 심리가 본격화되는 내년 여름께 양사가 어느 정도 협상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유리한 고지 싸움… 당분간 팽팽한 기싸움=법무법인 강호의 박찬훈 변호사는 “삼성은 절대로 애플에 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애플에 충분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삼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서 애플 제품을 판매 금지로까지 몰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당연히 최근 양사 간 특허전쟁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극도의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것도 당분간 기싸움을 지속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허전쟁’의 저자인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정우성 변리사는 “삼성은 애플하고만 상대하지만 애플은 노키아에 이어 모토로라, HTC, 삼성 등 여러 곳과 싸우고 있다. 사실상 구글과 격전에서 제조사가 책임을 추궁당하는 것”이라며 “IT 시장의 격동기 도래로 소송이 벌어지는 만큼 소송전은 생각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 다급한 것은 애플, 애플이 먼저 손 내밀 듯=법무법인 인권의 권오갑 변호사는 “본안 소송으로 가게 되면 판매 금지와 함께 손해배상이 같이 가는데, 삼성은 애플 특허 침해한 부분을 돈으로 물려주면 그만이지만, 애플은 손해배상과 함께 계속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애플 측이 먼저 백기를 들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다래의 조용식 변호사도 “애플이 선제공격을 통해 삼성이 자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일부 카피했다는 측면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디자인 쟁점화라는 성과를 달성한 애플 입장에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협상카드를 내밀 타이밍이 다가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찬훈 변호사는 특히 삼성의 특허가 애플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 1980년대 중반 미국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와의 특허소송에서 8600만달러(당시 삼성 영업이익의 80% 수준)의 특허사용료를 지불한 뒤 와신상담, 지난 2000년부터 특허를 꾸준히 발굴해왔다. 반면 애플이 디자인 관련 특허를 개발한 것은 ‘아이팟’이 출시된 이후 최근 3~4년 정도밖에 안 됐다.

협상은 시기의 문제, 삼성의 추격 속도도 변수=일단 삼성과 애플의 ‘영업상의 변화’가 특허전쟁을 종결짓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박찬훈 변호사는 “ ‘갤럭시S’ ‘갤럭시탭’ 등 삼성 제품이 애플의 ‘아이폰’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면 벌릴수록 애플 경영진은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봤다. 물론 삼성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더 증가할수록 애플이 판매 금지를 통해 얻는 손해 금지 배상 승소금액이 더 커져 그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우성 변리사도 협상 시기와 관련해 “협상은 한다, 안 한다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라며 “우선은 내년 여름께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본안 소송에 대한 심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7월을 전후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유럽 등 각국에서 불고 있는 반독점 논란, 19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애플과 HTC의 특허 침해와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 등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과 벌이고 있는 다른 소송 결과가 (삼성과 애플의) 협상 시기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상현ㆍ김대연ㆍ정태일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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