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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新재정협약 험로 예고
유럽연합(EU)의 신(新)재정협약 추진이 국민투표라는 암초를 만나는 등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게다가 유럽안정기구(ESM) 은행화,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확대, 유로 공동 채권 발행 등 위기 해결을 위한 핵심 조치가 빠져 있고,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이같이 변수가 너무 많아 실제 실행까진 험로가 예상된다.
▶각국 추진 의지 불투명=EU의 신재정협약은 평상시엔 연간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0.5%를 넘지 못하며 다만 경제 침체 등 예외적인 상황에선 한도를 3%까지 허용키로 했다. 유로존 17개국과 비(非)유로존 6개국이 참여를 확정하고, 3개국은 의회 협의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사실상 영국만 빠진 모양새다.
당초 EU는 새 협약이 부속 의정서만 개정하고 일부 내용을 추가하는 것이어서 정부 동의만 구하면 신속한 협약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11일 유로옵서버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덴마크 핀란드 라트비아 등 상당수 EU 회원국에서 의회 찬반투표나 국민투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체코의 경우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이 EU와 유로에 관한 대표적인 회의론자이다.
새 협약체제에선 재정주권을 상당분 EU에 넘겨야 하고, EU 집행위 등의 결정에 경제정책이 크게 제약받도록 돼 있다. ‘재정 주권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회원국 내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새 협약이 비준을 거쳐 실행되려면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U 정상회의의 한계=이번 EU 정상회담에선 회원국 만장일치가 아닌 85%의 지지를 통해 황금률 위반국을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제재 수준은 여전히 높지 않아 개별국가들이 반발할 때 과연 EU가 효과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적지 않다.
ESM의 은행화 논의는 실패로 돌아가면서 기존 금융안전망이 각국의 만기 국채 물량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반영한 가용 자금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2600억유로, ESM의 5000억유로, IMF 2000억유로 등 총 9600억유로 규모다. 내년 ‘PIGS’ 국채 만기 물량 5400억유로를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스페인과 이탈이아 국채 매도가 이어지면 금융시장의 충격을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시장이 손꼽아 기다려온 ECB의 위기국 국채 매입 확대와 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 등의 대책도 독일 등의 반대로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주요 신평사들은 이번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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