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토로라 등과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새로운 비책을 마련했다.

테크크런치 등 IT 매체들은 9일(현지시간), 애플이 ‘특허 괴물’ 디지튜드 이노베이션(Digitude Innovation)과 손잡고 이 회사에 특허권을 양도했다고 보도했다.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란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특허권만 보유한 채로 제조업체들을 공격해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아내는 회사를 뜻한다.

이로써 디지튜브 이노베이션은 애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 심지어는 안드로이드폰을 제작하지 않는 노키아와 리서치인모션(RIM), 소니 등의 특허들을 보유하게 됐다.

실제로 디지튜드 이노베이션은 4건의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삼성전자·LG전자·HTC·노키아 등 제조사들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으며, 이 가운데 2건이 애플이 보유했던 특허인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 회사에 특허권을 넘긴 것이 강압이나 위협에 의한 것은 아니며, 모든 휴대전화 제조 업체들을 제소하기 위한 자발적인 선택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애플의 입장에서는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는 특허 전쟁에서 발을 빼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을 수 있다. 또 디지튜드 이노베이션의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이러한 형태의 소송이 애플 측에 재정적으로도 이익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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