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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드베데프는 측은한 거짓말쟁이”…트위터 이어 ‘페북 굴욕’
부정선거 조사지시 불구

시위대 슬로건 동의안해

외설적 공격글 쏟아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페이스북 ‘굴욕’을 당했다. ‘측은한 거짓말쟁이’ 같은 원색적인 비난을 국민들에게 듣고 있다. 총선 결과 조작에 대한 분노로 들끓고 있는 시위대를 진정시키려다 되레 자극한 게 발단으로, 반정부 시위대는 더욱 세를 불리고 있어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날 부정선거 관련 조사를 지시했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하자 비난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그가 글을 올린 지 2~3시간 만에 댓글은 7000여개가 달렸고, 이 가운데 3분의 2가 적대적인 글이다.

기름을 부은 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다. 선거부정 행위와 관련한 보도와 소문에 대해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쓴 것까지는 좋았다. 지난 주말 모스크바에서만 5만여명의 시위대가 모일 정도로 선거부정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 만큼 정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그는 그러나 “나는 시위대의 ‘공정한 선거를 원한다’는 슬로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이며 선거를 새로 치르자는 시위대의 요구를 거부한 게 화근이었다.

러시아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발끈했다. 이들의 댓글은 주로 ‘공정한 선거에 반대한다는 것이냐’로 점잖은 편이지만,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측은한 거짓말쟁이’로 비유하면서 외설적인 내용으로 공격하는 글도 상당수라고 BBC는 전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최근엔 트위터로 망신을 당했다고도 이 방송은 덧붙였다. 그의 공식 러시아어 트위터 계정에 외설적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정부 측에선 부랴부랴 이를 삭제했지만 블로거들이 이를 열성적으로 퍼날랐다는 것이다.

러시아 반정부 활동가들은 선거부정을 고발하고, 시위를 조직하는 데 SNS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시위대는 오는 24일에도 선거부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규탄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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