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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이상 증가해 온 주유소, 감소세로 전환. 고유가에도 문닫는 이유, 왜?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문닫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1만3003개로 정점을 찍으며 20년 넘게 중가해 온 주유소 숫자가 올들어 매달 꾸준히 줄어 100개 이상 감소했다. 주유소 업계는 판매가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마진 구조가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는 입장이다.

12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숫자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1만3000개를 넘어며 1990년 이후 단 한차례 감소 없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러나 올 1월 1만2988개로 감소세로 돌아선 뒤 매달 감소해 지난 10월에는 1만2901개로 지난해 말 대비 102개가 줄었다.

지난해 서울 홍대 앞 청기와 주유소에 이어 올 6월에는 삼풍주유소가 폐업하는 등 랜드마크 주유소들도 줄줄이 사라졌다. 한국주유소협회 게시판에는 ‘주유소 팝니다’란 글이 즐비하다.

주유소간 거리 제한이 존재했던 1990년 전국 영업 주유소 숫자가 3315곳에 불과했던 것이 이후 규제완화 효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던 20년 넘는 신기록이 꺾인 셈이다. 서울은 10월말 현재 651곳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5% 감소했고 전국 최다 주유소 망이 구축된 경기 지역도 2550곳으로 1.1% 줄었다.

주유소 업계는 석유소비 정체와 주유소 과밀화 속에서 정부의 인위적인 기름값 안정책, 고질적인 저마진 구조 및 임대료 인상, 카드 수수료 부담 등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 주유소당 월평균 판매량은 1991년 1973드럼에서 올 상반기 976드럼으로 50% 이상 줄었다.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올 9~10월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마진은 판매가의 4.25% 수준인 리터당 83.23원에 불과했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마진이 평균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은 1.5%나 돼 부담이 크다”며 “생존을 위해 오는 15일부터 카드가맹점 계약 해지 운동을 벌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인근 교회에 주유소를 매각한 서울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카드수수료와 인건비 각각 1.5%씩과 세금 및 기타 경비 2% 가량을 제하면 수중에 남는 돈은 월 매출액 3억여원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반경 500m내에서 경쟁중인 3개의 주유소도 비슷한 상황이며 누가 먼저 백기를 드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유소들은 주유소 마진의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공개되고 있지만 정유사만 예외라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산유국과 정유사 이익을 포함한 국제휘발유 가격은 판매가의 43% 이상을 차지하지만 정유사들이 원가 공개를 거부하며 기름값을 올리는 반면 주유소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류정일 기자 @ryu_peluche>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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