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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마피아 보스 검거…16년 도피생활 종말
이탈리아 거대 마피아 보스가 도피 16년 만에 지하 벙커에서 체포됐다. 이는 임기중 ‘마피아 연루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전 총리의 퇴진에 따른 또 다른 성과로 현지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있다.

BBC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경찰이 나폴리를 근거지로 한 카모라(이탈리아 국제 범죄조직)의 분파 카살레시의 보스인 미켈레 자가리아(53ㆍ사진)를 그의 고향 마을 콘크리트 지하 벙커에서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잡힌 자가리아는 “당신들이 이겼다. 정부가 이겼다”며 항복했다고 BBC는 전했다.

머리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아 ‘뒤틀린 머리’라는 별명을 가진 자가리아는 1990년대부터 16년간 도피생활을 해왔다. 그는 2008년 궐석재판에서 살인죄와 마약밀매, 건설업 부패에 가담한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탈리아 경찰은 자가리아를 카모라 조직의 핵심인물로 보고 그를 잡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투입된 경찰병력만 350명. 이들은 자가리아가 나폴리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자신의 고향 카사페세나에 숨어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인근 수십 채 가옥과 빌딩을 이 잡듯이 뒤졌다.

이중 50여명은 자가리아가 수년간 머문 지하벙커 파괴 작전에 투입됐다. 자가리아 지하벙커는 두께 5미터의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50㎡ 남짓한 크기로 문이 자동 개폐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벙커로 통하는 전기와 공기를 차단하고 벽을 뚫어 자가리아를 생포했다.

자가리아가 이끈 카살레시 조직를 소재로 소설을 쓴 로베르토 사비아노는 그의 체포 소식에 “뛸듯이 기쁘다”고 말했다. 2006년 발간된 그의 베스트셀러 ‘고모라: 이탈리아의 다른 마피아’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비아노는 이어 “이번 성과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몰락 후 정책결정자들이 경찰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디어 재벌이자 AC밀란 구단주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사업을 시작한 이래 마피아 보스에게 ‘보호금’ 명목으로 1년에 30만 파운드(약 5억3100만원)를 30년간 정기적으로 지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안나 마리아 칸셀리에리 내무장관은 자가리아 체포 소식에 “정부가 거둔 큰 성과”라며 “카살레시 조직뿐만 아니라 범죄조직 카모라 마피아 전체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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