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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코스피>잘 나가던 화학3인방 왜 이러나
상반기까지 코스피의 최고점 경신을 이끌며 승승장구 하던 화학주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지배자로 기대를 모았던 LG화학(051910), 합성고무 세계 1위로 국내 완성차 성장의 동반수혜를 입었던 금호석유(011780), 태양광 잉곳ㆍ웨이퍼 부문 선두주자 웅진에너지(103130) 등 화학 3인방이 분사와 전환사채(CB)ㆍ신주인수권부사채(BW) 물량 부담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분사 덫에 걸린 LG화학= LG화학은 전지 부문을 분사할 것으로 7일 알려지면서 주가가 5.6% 떨어졌다. LG화학측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가라않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기존 소형전지사업부와 중대형전지사업부 조직을 합쳐 ‘전지사업본부’로 승격시키고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사실상 분사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LG화학은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 13.6%, 주가수익비율(PER) 11.2배, 주당순자산비율(PBR) 3.1배로 불안한 석유화학 시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투자대상으로 여겨져왔다. 현재 영업이익의 약 80%가 석유화학부문으로 전지부문이 분사되더라도 당장은 LG화학의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돼지 않을 것이라 예상도 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가 LG화학의 핵심 성장동력인 점을 감안하면 회사의 미래가치에 주는 영향은 적지 않다. 앞서 LG화학은 2013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시장 1위가 될 것을 공포해왔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 분사가 이행된다면 성장성 저하에 따른 주식가치 재평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CB 물량 짓눌린 금호석유= 금호석유는 이달 진행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CB의 전환이 예상됨에 따라 추가 물량 부담을 안게 됐다. 여기에 최근 검찰이 회사 자금 횡령ㆍ배임 등의 혐의로 박찬구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금호석유는 자동차와 타이어 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363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상장사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의 수출액(32억달러)이 예상되는 시점이었다.

채권단이 CB 전환에 따른 잠재 발행주식수는 504만3244주로 현재 기발행주식의 19.8%다. 주식수가 늘어난다면 내년 PER는 실적이 10% 가량 증가한다고 해도 현재 8.3배에서 8.8배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오버행(잠재적 물량부담) 이슈 및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되는 긍정적인 요인이 존재하지만 생산능력 증대, 열병합 발전소 건설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 성장성 대비 저가 메리트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W발행에 발목잡힌 웅진에너지= 웅진에너지는 운영 및 시설자금 마련위해 1200억원 규모의 BW를 공모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시설자금이 55억원, 운영자금이 1145억원 규모다.

하반기 이후 유럽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주가가 상반기 고점 대비 4분의 1로 떨어지고 3분기 실적까지 적자로 전환하면서 BW 발행은 자금마련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가 언제 반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내년 예상 매출액 3400억원, 영업익 4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당장 내년 1월29일부터 4년10월간 행사가 가능한 BW물량은 주가에 부담이다. 행사가액 4945원에 근거한 잠재발행물량은 2426만6936만주다. 기발행주식수 6209만3000주의 39%에 달하는 큰 규모다. BW 물량 출회시 주식가치의 희석에 따른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향후 웅진에너지 주가의 관건은 글로벌 경기의 회복 여부, 이에 따른 실적의 턴어라운드 여부다. 내년 순이익만 예상대로 317억원 가량을 올린다면 BW 물량이 전량 주식으로 출회된다고 하더라도 PER는 12.3배로 지난 상반기 PER 18배 대비 높지 않은 수준이다.

<최재원ㆍ성연진ㆍ서경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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