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마스크’쓴 베이징
베이징(北京)에서 안개 낀 날씨가 연일 계속된 가운데 주중 미국 대사관이 발표한 공기 오염수치가 위험수위를 넘어서며 공기 문제가 다시 핫이슈로 부상했다.
지난 4일 저녁 올라온 미국 대사관 트위터에 따르면 베이징 시의 오염지수가 상한선인 500㎛/㎥를 넘어서 522㎛/㎥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주중 미국 대사관이 자체 검측기를 설치한 이래 지난해 11월 21일 한 차례 500을 넘긴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베이징에서는 시야 확보가 50m도 되지 않아 교통 대란이 일어났다. 베이징 서우두공항은 800여편의 항공기가 연착 또는 취소됐으며, 톈진(天津) 하얼빈 방향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봉쇄된 후 오후가 돼서야 재개됐다. 북과 동남 방향의 도로는 모두 봉쇄됐다. 베이징 인근의 톈진, 허베이(河北), 산둥(山東) 등지도 스모그 현상이 계속되면서 호흡기질환 환자가 급증했다. 노인이나 어린이가 다수였다.
이 같은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시 환경보호국은 ‘경미한 오염’이라고 발표했다. 미국대사관의 기준이 엉터리라며 ‘수치 조작’ 의혹까지 제기했다.
베이징 시는 상당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PM 2.5보다 기준이 낮은 PM 10(직경 10㎛) 기준을 쓰고 있다. 때문에 시민들은 시 당국보다 미국 대사관 트위터에 올라온 오염지수를 더 신뢰하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베이징 시의 공기 검측기가 마스크를 쓴 모양”이라며 정확성에 의심을 표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하수구 식용유(하수구에서 수거해 재활용한 기름)를 피하려면 집에서 밥 먹으면 된다. 깨끗한 물은 좋은 정수기를 쓰면 된다. 멜라민 안 먹으려면 우유 멀리하면 된다. 하지만 북서풍만 들이마셔도 중독되는 베이징 공기는 어쩐다?”라며 최근 발생한 먹거리 오염 문제보다 공기 오염이 더 심각하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마스크는 베이징 시민들의 외출 필수품이 됐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마스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지역은 베이징이다. 숯 성분이 들어 있는 마스크의 매출이 가장 높다. 공기정화기도 지난 주말, 전 주보다 35%가 더 팔리는 등 공기 관련 제품들의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