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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호영, 성숙해진 발라드 점점 어울린다
가수 손호영(31)이 오랜만에 돌아왔다. 2008년 정규 2집 ‘RETURNS’로 활동한 지 3년 만이다. 이번에는 제법 남자가 된 느낌이다. 솔로로 데뷔한 2006년 ‘나쁜 남자’ 콘셉트로 클럽에서 여자들을 유혹하던 데뷔곡 ‘예스’는 강렬했지만 왠지 잘 섞이지 못해 작위적인 느낌이 났었다. 오히려 당시 ‘운다’라는 발라드 넘버가 더 인기였다.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에는 4개의 곡이 있는데, 모두 잘 어울린다. 분위기와 목소리의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 같다. 타이틀 곡 ‘예쁘고 미웠다’는 손호영이 한층 더 강렬하고 성숙한 음악으로 변신했음을 알리는 곡이다. 떠나간 여자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모습을 일렉트로닉 신스를 자제하고 오케스트라 스트링 사운드와 기타로 구성해 고급스런 분위기가 난다.

또 다른 수록곡 ‘나를 좀 봐봐’도 손호영의 성숙을 느끼게 해주는 감성 발라드다. 손호영도 “30살이 넘어 목소리가 굵어지면서 ‘나를 좀 봐봐’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god 때 느낌도 나면서 대중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손호영은 god 시절 메인보컬(김태우)이 아닌 서브보컬이었다. 그래서일까? 홀로서기를 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god에서는 서브보컬, 랩, 춤추는 역할, 모두 다 했다. 그룹에서는 여러 장르를 다 한 게 장점이었다. 하지만 뭘 불러도 싱크로율이 100%가 되지 않았다. 그룹에서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강점이었지만 솔로로 나오니까 하나의 색깔이 중요하더라.”

그래서 손호영은 솔로로 독립한 후에는 운동과 노래만 했다. 운동을 너무 많이 해 허리디스크에 걸리기도 했다. 손호영은 “솔로 준비하면서 1년간 운동을 했더니 나도 모른 사이 몸짱이 되어 있었다”면서 “몸짱이라는 콘셉트로 밀고 나가다 보니 방송국에 가면 노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매번 배를 보여주어야 했다. 이제는 어디 가서 몸 좋다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 근육은 장착하는 조립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손호영은 솔로 1집에서 박선주로부터 하루에 8시간씩 혹독한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이를 버텨낸 손호영은 god 시절 제작자였던 박진영으로부터도 보컬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8년 정규 2집 ‘RETURNS’에서 보컬의 상당한 진화를 이뤄낼 수 있었던 건 그런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팀’과 호흡을 맞춘 ‘바래요’를 비롯해 ‘I know’ ‘기억이라는 게’ 등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곡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 과실을 따내지 못했다.

“회사의 뒷받침이 부족하다 보니 바람이 안 불어주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god 출신 솔로라는 타이틀이 당장은 도움이 됐지만 뒷심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매니저와의 갈등으로 2집은 3주밖에 활동하지 못했다.”

하지만 손호영은 소속사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과거에서 많은 걸 배웠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계단을 밟기로 했다. 최근 3년간 뮤지컬과 콘서트로 풍부한 성량과 깊이 있는 보이스를 개발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생계형 아이돌의 원조인 god의 멤버로 인기도 얻고 돈도 벌어본 손호영은 아버지에게 돈을 드리고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다. 하지만 오히려 느긋하다. 12월 말 결혼하는 god 메인보컬 김태우와는 지금도 음악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등 god풍 노래를 그리워하며 언젠가는 솔로로 god풍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한다. 최근 드라마 ‘부자의 탄생’에 출연하는 등 연기에도 관심이 있다.

손호영은 “컴백 목표는 1위가 아니라 내 음악 색깔을 찾고 그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서른두 살이면 남자보컬로는 이제 시작이다. 하나씩만 가면 된다”면서 “가수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가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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