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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꼼수’ 여의도 콘서트, 한미FTA 반대 열기로 ‘후끈’
겨울비가 내린 뒤 싸늘한 공기가 서울을 맴돈 30일 밤 여의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인터넷 팟케스트 ‘나는 꼼수다’의 특별공연이 열린 이날 밤 여의도 문화광장에는 한미FTA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별공연이 열리기 전부터 3000여명의 인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퇴근시간이 본격화하면서 그 수는 배에 배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날 여의도 문화광장을 찾은 인파만 5만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1만6000명). 지난 29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인 400여명의 시민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여의도로 모여들었다. 주춤했던 한미FTA 반대 열기가 겨울 비바람 속에서 다시 불타오르는 듯 했다.

콘서트 형식으로 벌어진 이날 집회에서는 한미 FTA에 찬성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름을 가사로 만들어 부르는 ‘나꼼수 FTA 매국노송’이 공연됐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정봉주 전(前) 의원, 시사평론가 김용민 교수,  시사주간지 '시사인(IN)'의 주진우 기자 등 출연진은 각종 풍자와 성대모사 등으로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 등을 비판했다.

 김 교수는 조현오 경찰청장의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뭐야 이 XX들, 물 먹고 싶나. 내가 가진 것은 물밖에 없어"라고 경찰의 물대포 사용을 꼬집었다. 이어 정 전 의원이 "수사권 조정은 신경 안 쓰나"라고 하자 김 교수는 "나 수사
권 있어. 물 수에 쏠 사. 수사권"이라고 답했고 "가카(각하) 잘했죠. 가카의 영원한 쫑(종) 현오"라는 말도 했다.

박근혜 의원을 내비게이션 안내음성으로 빗댄 성대모사로는 "우리 한나라  내비게이션은 좌회전이 안 됩니다. 좌회전은 빨갱이입니다. 좌회전을 선택하셨습니까. 병 걸리셨습니까. 그래도 좌회전을 선택하셨습니까 XXX아"라고 욕설을 포함한  발언을 했다.

주 기자는 "가카(각하)는 국민 생각 안 한다. 주머니에 몇 천원, 몇 만원  들어
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고, 정 전 의원은 "몇 억원이겠지"라고 받았다.

행사 주최측은 공연 전과 중간 중간 캐럴을 패러디한 '내곡동 가카 집' 등 노래를 부르고, 공연 참가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FTA 비준안에 찬성한 국회의원  명단으로 만든 노래를 부르는 순서도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한미 FTA가 우리 경제를 피폐화하고 미국의 초국적 자본을  살찌우게 될 것"이라며 "나라의 운명을 위기로 몰아넣을 한미 FTA 비준안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집회장 주변에는 찬성 의원들의 명단과 얼굴이 담긴 유인물이 배포되기도 했다.

집회 참가한 직장인 박모(38)씨는 “집회에 참석하려고 옷차림을 단단히 준비해왔다”며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힘이 난다”다고 말했다. 

오후 7시 반부터 시작된 이번 집회는 3시간가량 진행됐다. 

경찰은 여의도 문화광장 외곽과 국회 방향에 45개 중대 3000여명을 배치하고 특별공연 후 예상되는 집회 참가자들의 기습적인 도로 점거와 국회 진입시도에 대비했다.

한편 오는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미FTA 협정 폐기를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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