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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핏세 도입, 하려면 화끈히 하라
부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자는 이른바 버핏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까지 “돈을 더 버는 사람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말하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한나라당 쇄신파의 도입 주장에 소극적이던 지도부가 결국 긍정적으로 돌아섰지만 아직 반론도 적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 중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키로 했고, 원래 주장해온 민주당은 조만간 부자 증세 원내 대책회의를 갖고 추진방안을 재검토키로 했다.
여야가 부자 증세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 효과 부진과 이에 따른 친(親)부자 정당 이미지를 떨쳐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민주당은 ‘1% 대 99%’의 프레임을 어떻게든 끌고 가야 선거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이해를 따져 부자 증세는 불가피한 시대적 요구다. 요는 어느 정도 하느냐가 문제다. 깊어가는 양극화 해소와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대처하려면 세수 확대가 절실하다. 더욱이 현행 소득세법은 개정된 지 15년을 넘어 현실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신자유주의 폐해를 어루만질 부유층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개정의 실효성이다. 최고 과표구간을 너무 높이거나 세율을 낮게 잡으면 실효성이 떨어지고, 그 반대면 조세저항에 부딪힌다. 그렇다고 눈치를 보다가는 ‘무늬만 버핏세’가 된다. 이왕 도입하려면 세수 증대 효과가 확실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조세저항은 감수해야 한다. 세법 개정의 핵심인 과표구간 신설과 최고세율은 정치적 이해를 떠나 조세정의 실현 차원에서 여야가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바란다.
그러나 소득세제 손질만으로는 폭증하는 재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제는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도 강화해야 한다. 상장 주식과 파생 금융상품, 미술품과 골동품 등의 양도차익 과세를 검토할 때가 됐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학원강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의 드러나지 않은 소득 추적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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