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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무너지는 공권력, 시민이 불안하다
공권력의 경시 풍조가 극에 달한 느낌이다. 급기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 해산을 지휘하던 경찰서장이 시위대에게 집단 폭행당했지만 당사자들은 오히려 딴청이다. 시위와 집회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이지만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는 범위 안에서의 일이다. 이를 깨고 전문 시위꾼과 집권층 타도를 외치는 야당 정치인들이 불법으로 주말 거리를 장악, 몇 시간씩 시민들에게 불편과 고통을 주는 일이 일상화해서는 의미가 없다. 국가 부정 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다.

공권력 경시와 폭력 시위의 만연은 불법행위에 대한 정치권의 비호와 방임 탓이 크다. 이번 경찰서장 폭행만 해도 공무집행을 방해한 명백한 범죄임에도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경찰서장이 폭력을 의도적으로 유도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최고위원 역시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들지 말아야 했다”고 경찰을 나무랐다. 그야말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이번뿐이 아니다. 광우병 촛불시위, 평택 미군기지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한진중공업 사태 등 정치색 짙은 시위가 벌어지면 전문 시위꾼과 야당 정치인들은 어김없이 나타나 불법을 조장, 선동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무능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 뒤가 켕기니 엄격한 법 적용을 피하고, 그 결과 공권력이 무너지는 것이다. 일단 정권을 맡았으면 국가 안녕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원인은 역시 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밖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고치지 않기 때문이다. 툭하면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은 정치력 부재이며 군중 선동으로 정치적 이득을 구하는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정치적 이해가 충돌하면 여야가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가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민주당은 대의정치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들이 집권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공권력은 단호하고 엄정해야 하며 예외가 있어선 안 된다. 법과 원칙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가차 없이 집행해야 한다. 이를 대통령이 책임지고 보호해야 한다. 그래야 공권력이 권위를 회복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현직 국회의원도 폴리스라인을 넘으면 현장에서 체포한다. 서울에서 그렇게 무법적이던 한국의 반FTA 시위대가 워싱턴에서는 질서정연한 시위를 벌인 것도 결국 그곳의 공권력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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