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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재와 허구의 오버랩..데만트의 개념적 사진
한해를 마무리하는 전시 가운데 사진전이 유난히 많다. 그만큼 사진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실재와 허구의 간극’을 색다른 방식으로 다루는 독일 현대미술가 토마스 데만트(47)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실재와 허구의 흥미로운 오버랩...토마스 데만트展= 요즘 세계 미술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토마스 데만트(Thomas Demand)의 첫 한국 개인전이 서울 청담동 PKM 트리니티갤러리에서 개막됐다. 전시에는 2009년부터 제작한 대형 사진작품 10여점이 내걸렸다.

데만트는 독일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조각을 전공했으나 요즘은 독특한 개념 미술에 빠져 있다. 그는 역사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이나 개인의 기억을 바탕으로 ‘공간적 장면’을 입체모형으로 재현한다. 모형 제작에는 오로지 종이만 동원된다. 그런데 그 공간은 사람, 또는 텍스트가 부재해 웬지 서늘하고 낯선 분위기다.

그 상황을 작가는 사진으로 촬영하고, 모형은 파기한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모형을 파기하는 과정 또한 작품으로 간주한다는 점. 그래야만 시간적 작업이 ‘완성’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념정립, 설치, 사진 등의 과정을 치밀하게 통합하고 해체하는 데만트의 작업은 사진의 특성인 ’현실의 충실한 재현’을 간단하게 전복한다. 동시에 사진의 교묘한 조작과 허구성을 예리하게 폭로한다. 즉 모형을 만들어 촬영하고 부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아는 현실이 조작되고 재구성된다는 사실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는 것. 그의 이런 개념작업은 동시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재현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 작가는 가상과 현실, 평면과 입체, 공간과 시간의 문제를 다각적으로 접근하면서 결국 현대미술의 개념적 다양성과 명료함을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데만트는 파리의 까르띠에 파운데이션, 뉴욕 MoMA 등을 비롯해, 런던 서펜타인갤러리, 밀라노의 프라다 파운데이션, 베를린 신(新)국립미술관 등 세계 정상급의 미술관에서 초대 개인전을 가진바 있다. 전시는 1월10일까지. (02)515-9496 <사진 제공=pkm갤러리>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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