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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조선업계, "글로벌 넘버 원을 사수하라"
수 년간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던 한국 조선업계가 최근 어려움에 봉착했다. 만년 2인자라고 여겼던 중국이 이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량의 저가 수주와 함께 최근에는 기술력까지 겸비하면서 한국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후둥중화조선이 일본 해운사 MOL로 부터 LNG선 4척을 수주하는 등 한국 업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 진출해 한-중 간 대결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일본도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이마바리 조선소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사업 부문별 통합에 나서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 등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은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 기술개발 및 사업 다각화, 현지화 등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기술개발로 고가 선박 수주 독점=‘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옛 속담처럼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과 일본이 위협할수록 기술개발이나 인재 양성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한국 조선업의 저력인 ‘기술’을 개발을 통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10년 이상으로 벌인다는 것이 이들의 당면 목표다.

연구개발(R&D)에 집중투자를 하는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울산 본사에 종합연구동을 신축했다. 이곳에는 석ㆍ박사 등 연구진 310여명이 모여 선박과 관련한 혁신 기술을 개발 중이다. 중국 상하이에는 ‘글로벌 기술연구센터’를 설립, 중국시장에 대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지난해 가장 많은 특허출원 기록을 세운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 관련 기술을 주로 연구 중이다. 특히 최근 유전개발 지역이 대륙붕에서 심해, 극지방 등으로 확대됨에 따라 세계 최초로 드릴십에 내빙 설계를 적용하기도 했다.

▶친환경 기술도 한국이 선점=산업별로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선박 자체에 적용되는 친환경 기술 뿐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그 분야를 확대하는 추세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라는 위기를 사업 다각화라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STX는 지난 2008년부터 친환경 고효율 선박개발을 위해 TF팀을 발족, 2009년에 GD(Green Dream) 프로젝트 ECO-Ship(친환경 선박) 개발에 성공했다. 배출가스를 줄이고 연료비용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신개념의 선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확보한 선박 기술을 풍력 발전에 접목해 ‘풍력’이라는 새로운 사업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선박 프로펠러를 풍력발전 설비에 응용해 사업 다각화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의 풍력업체인 드윈드사를 인수한데 이어 캐나다 제조공장도 신축하는 등 풍력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 통해 현지화=조선업계도 가전, 자동차 등 소비재처럼 해외 생산거점을 통한 현지화가 추진되고 있다. 고객이나 시장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려면 현지 거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신흥시장의 경우 갈수록 높아지는 인건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1석2조로 평가된다.

조선업만 놓고 보면 STX가 현지화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TX는 중국 다롄에 조선소를 준공하고,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박 생산을 시작했다. 노르웨이, 루마니아, 베트남, 브라질 등 9개 지역에서도 이미 초대형 크루즈선과 해양작업지원선, 군함, 다목적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생산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현대중공업은 조선 외에 굴삭기, 휠로더 등 건설장비 생산시설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공장을 건설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북미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풍력사업을 포함해 오만, 러시아 등에서 조선소 현대화 및 수리 조선소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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