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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전망 2021년 유럽 가상 시나리오-‘유럽합중국’
극심한 부채위기로 격랑에 휩싸인 2011년 유로존. 1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미국의 유명 역사학자 닐 퍼거슨 하버드대학 교수의 기고를 통해 ‘2021년: 새로운 유럽’을 조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가 10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유로존 붕괴론까지 언급하고 있는데 퍼거슨 교수가 그린 ‘2021 유럽’은 유럽연합(EU)에서 유럽합중국(United States of Europe)으로 재탄생한다.

퍼거슨이 밝힌 유럽합중국의 가장 큰 특징은 ‘재정동맹’의 실현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라는 ‘통화동맹’에서 ‘재정연합’으로 거듭난 것이다.

재정동맹은 유로존 채무위기 당시 각기 다른 ‘경제 체급’의 회원국들이 단일통화를 사용하면서 드러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했다. 2011년 11월 24일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양국의 접경도시 스트라스부르에서 만나 재정동맹에 뜻을 같이 하며 유럽연합(EU)조약을 수정하기로 합의한 것이 발단이다.

2012년 탄생한 재정동맹은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규모, 기타 재정정책에 대해 기준을 정해놓고 회원국의 독자적 국채 발행을 저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재정동맹은 북유럽 핵심국가들로부터의 꾸준한 자금을 끌어들이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

유로화는 여전히 통용된다. 10년 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 위기국의 국채를 간접 매입한다는 소신을 깨고 유로존 위기의 ‘최후 해결사’로 변신한다. 또 ‘유로화 종말’을 저지하기 위해 유로화 발권력을 동원하는 등 양적완화 정책도 과감하게 단행한다.

유럽합중국 회원국은 확대 재편된다. EU의 기존 27개 회원국에서 벨기에 남부의 프랑드르와 웰로니아가 분리돼 총 29개국으로 늘어난다. 유럽의 경제정책 헤게모니는 EU의 심장이었던 벨기에 브뤼셀에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넘어간다. 이를 두고 오스트리아 신임 총리는 한때 유럽을 통치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산”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유럽 정상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유로존 가입국가가 아니었던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4번째 연임에 성공한다. 

반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13년 재집권에 실패한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투입된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 도이치방크를 비롯한 독일 은행들이 위기에 빠지고 이들을 살리기 위한 구제금융 투입에 반발한 국민들은 ‘프랑크푸르트 점령시위(Occupy, Frankfurt)’를 벌여 승리한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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