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실제 주행조건을 반영한 새 연비 측정법이 적용될 경우 경차의 연비가 소형차보다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비 1등급 기준이 ℓ당 15㎞에서 16㎞로 상향 조정됨으로써 현재 30%에 달하는 1등급 자동차 비중이 7.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특히 새 기준으로는 국내 시장에 출시된 경차들 가운데 연비 1등급 차량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기존 연비표시 대비 새 연비 규정을 적용했을 때 수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차종은 경차종(100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차는 고속도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금보다 37.2%나 연비가 나빠져 평균 13.5㎞/ℓ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소형차(1600㏄ 이하)의 경우 평균 연비가 13.7㎞/ℓ를 기록해 오히려 경차보다도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비 감소폭도 기존 연비 대비 약 25%가량으로 경차보다 훨씬 덜하다.
이에 비해 중형차(2400㏄ 이하)급은 11.7㎞/ℓ, 준대형차(3000㏄ 이하)는 11.3㎞/ℓ, 대형차(3000㏄ 초과)는 8.7㎞/ℓ를 기록했다. 대형차급은 새 연비를 적용할때 기존 연비(8.6㎞/ℓ)보다 오히려 좋아지는 점이 눈에 띈다.
이런 결과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연비 측정 방식이 이른바 ‘연비 뻥튀기’가 가능한 구식 방식인데 반해 새 기준은 보다 실제 주행조건을 반영한 현실화된 기준이기 때문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새 연비 기준은 ‘도심 주행모드’와 ‘고속도로 주행모드’를 각각 표기해야 한다. 여기에 급가속ㆍ급정거 상황과, 에어컨가동, 외부저온조건 등을 모두 감안한 이른바 ‘5사이클’ 방식을 사용했다. 기존 연비가 도심 정속 주행상황을 주요 측정 기준으로 삼은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실제 상황이 감안된 새 연비 규정에서는 성능보다 차체줄이기에만 신경 쓴 경차보다는 오히려 적당한 배기량과 출력을 갖춘 소형차가 높은 효율성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경부의 새 연비규정은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종 중 대표차종 30여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지난 2008년 미국이 도입한 새로운 연비규정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지경부 에너지절약협력과 관계자는 “새 연비 규정은 덩치만 크고 상대적으로 출력 낮은 엔진을 장착한 차량들에게 훨씬 불리한 기준”이라며 “소비자들이 실제 사용할 때 어떤 효율을 내는지를 현실적으로 전달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새 연비 규정이 도입되면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자동차회사들은 새 기준에서 고 연비를 기록할 수 있는 저배기량 고출력의 엔진을 개발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연비 측정 방식 개정과 동시에 연비 1등급 자동차의 기준을 종전의 ℓ당 15㎞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30%에 달하는 1등급 자동차 비중이 7.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고 꿈의 연비로 불리는 20㎞/ℓ 이상인 차는 수입산 하이브리드 한 차종 정도만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는 연비 측정 방식 개정과 동시에 연비 1등급 자동차의 기준을 종전의 ℓ당 15㎞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30%에 달하는 1등급 자동차 비중이 7.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고 꿈의 연비로 불리는 20㎞/ℓ 이상인 차는 수입산 하이브리드 한 차종 정도만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는 새로운 연비 기준은 신규 출시 차량의 경우 내년부터, 기존 생산 차량은 준비 기간을 고려해 2013년부터 적용한다고 22일 밝혔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