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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상도 못받고…아가야, 정말 미안해!”
아동·청소년 사회적 타살막기 3차 포럼
사망영유아 40% 1년내 타살

미혼모 사회적 편견도 여전

아기 수출국 1위 불명예도

“엄마, 아빠, 나도 살고 싶어요, 엄마 아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제발 살려주세요.”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는 ‘신생아는 신체적인 외형만 작을 뿐 어른과 똑같은, 아니 더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지닌 인격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엔 그렇지 않은 아기가 우간다, 콩고 못지않게 많았다. 한국은 UN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유기, 방임, 살해 등 학대에 의한 0~6세 영유아 사망자 10명 중 4명은 첫 돌조차 지내지 못한 채 사실상 타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인권보호기관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2005년 이후 올해 3월까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학대에 의한 아동 사망자수’를 집계 분석한 결과, 0~6세 사망아동 42명 중 ▷1세 미만 17명(40.5%) ▷1~3세 14명(33.3%) ▷4~6세 11명(26.2%)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사회가 방치한 대한민국 아기는 이처럼 타살되지 않으면 고국과 부모의 품을 떠나 바다 건너 생이별을 한다. 미국 법원의 허가를 받은 입양아 수는 한국 어린이가 우간다, 에티오피아, 콩고를 제치고 세계1위였다는 불명예는 알고 보니 이유가 분명했다.



22일 서울 정동 사랑의열매 강당에서 나눔회 주최로 열린 ‘아동 청소년의 사회적 타살 막기-엄마 아빠! 나 살고싶어요’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어렵게 용기를 내 단상에 오른 미혼모 A씨는 “미혼부모의 아기도 분명 살고 싶고,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라며 “그들이 원하는 건 사회의 애정어린 관심과 따뜻한 손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가운 화장실 바닥에서 불안에 떨면서 아기를 낳고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한 채 자신의 손으로 유기해야 한다는 게 너무나도 무서웠을 소녀들과 그 아기들을 위해 많은 보호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화선 나눔회 부장은 “양육과 가사 등 어려움, 사회적 편견, 원 가족과의 관계 단절 등을 경험하면서 아기를 인생의 걸림돌이라 여기게 된다”면서 “미혼부모의 보육서비스를 확충하고, 정규 교과과정 외에 생명윤리 및 부모 역할에 대한 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현주 가운누리대한교육센터 센터장은 “ ‘사랑이 밥을 먹여주는 줄 알았다’고 울먹이는 소녀에게 세상은 너무 막막하다”고 안타까워했으며, 이종락 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는 “찬성의견이 87%에 달하는 베이비박스를 국가가 책임지고 설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 참석자는 “30~40대가 아이를 버리면 ‘오죽하면 그랬을까’라고 동정하는데, 10대 미혼모가 그러면 ‘철없는 것이 잔인하기까지…’라며 비난하는 것은 부당한 편견”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여성복지연합회의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미혼모의 68.3%가 출산 후 입양을 선택했지만, ‘정부지원만 있다면 양육하겠다’는 의견이 80%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어려서 아무것도 할 줄 모를 것 같은 저희들이지만,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힘차게 날갯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원신청 (ARS) 060-700-1265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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