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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부동산시장 긴급 진단..급냉 원인과 경착륙 가능성은
중국이 부동산 딜레마에 빠졌다.

급등한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규제책의 약발이 통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얼어 붙으면서 부동산개발업자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은 물론이고, 지방정부의 부채상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은행부실과 경기 급락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마저 나오면서 부동산 경착륙이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더 나아가 세계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중국 부동산이 연착륙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급냉 원인은?=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2009년 중국의 부동산 거래는 전년 대비 52.5%나 증가하는 등 확 달아올랐다. 수요가 늘면서 이듬해 2월 36개 주요 도시의 집값은 전년 동기 대비 34.8%나 급등했다.

단기간에 거품이 확산되자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에 들어갔다. 2주택 구입시 선납 계약금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여 60%까지 상향하는가 하면, 베이징 상하이 등 36개 도시에서는 1주택 구입만 허용했다. 5년 내 매도시 양도세를 양도차익이 아닌 주택 매도금액으로 변경하고, 부동산세도 도입했다.

이같은 구매제한 조치와 함께 보장성 공공주택 건설을 늘려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 각각 1000만 채를 건설하고 5년간 3600만채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보장성 주택은 이미 목표치의 98%를 착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거래량만 감소할 뿐 끄떡없던 집값이 10월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미분양 적체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분양가 인하전에 돌입하면서다. 집값 하락은 신규 주택 뿐만 아니라 기존주택, 중소도시로까지 도미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급냉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규제책을 완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러시아를 방문 중이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집값 억제는 확고부동한 정책 이라며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대로 물러섰다가는 가까스로 잡은 거품이 재연되면서 그간의 성과마저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경착륙 우려할 정도 아냐=중국의 부동산은 중국의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고, 더 나아가 위기에 빠진 세계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간단치 않아 보인다.

2009~2010년 중국의 GDP 성장에 대한 고정자산 투자의 기여율은 72.7%까지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부동산 비중이 46%를 차지한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 30%가 부동산 관련 시장에서 소비될 만큼 부동산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 토지 사용권 판매세는 지방정부 재정수입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지방정부의 재정과 직결된다는 얘기다. 부동산 급락으로 인한 금융위기설마저 제기됐다. 이에 대해 류밍캉 전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지난 10월 19일 베이징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서밋에서 “집값이 40%까지 떨어져도 은행이 감당할 수 있다”며 우려 불식에 나섰다.

이처럼 중국이 부동산 경착륙 위험이 고조되고 있지만 경제에 미치는 여파와 향후 수요 등을 고려할 때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중국 부동산가격의 평가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는 중국의 부동산값 급락은 중국 정부가 버블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규제에 따른 것이라며 당분간 조정의 여지가 있으나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다 중국의 낮은 도시화율을 감안할 때 향후 주택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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