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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C로 나선 박원순의 대단한 진행 실력
16일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식에서 박 시장은 1인 다역을 맡았다.

그는 먼저 시장실을 혼자서 60여년만에 최초로 공개한다며 시장실 곳곳을 안내했다.

그 중 취재진에게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시장실 내부 취침 장소를 보여줬다. 침대와 샤워실이 갖춰진 휴식 장소였다.

그는 이곳을 안내하며 “정말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밤새 일하고픈 의욕이 생긴다”며 “시민운동을 할 때는 이것 안에서 잠을 잤었다”며 남루한 침낭을 치켜 들기도 했다.

이후 그가 “자 이제 그럼 중요한 손님들을 안내하겠다”며 시장실 입구로 다가서자 “서울시의회 허광태 의장과 진두생(한나라당), 양준욱(민주당) 부의장, 김명수 운영위원장 등 의장단과 김상범 행정1부시장과 문승국 행정2부시장, 김형주 정무부시장, 이정관 복지건강본부장, 이인근 도시교통안전본부장등 9명이 들어왔다.

그는 이들에게 “찾아줘 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사를 나눴고, 시의회 의장단은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덕담을 나눴다.

허광태 의장이 “세상에 이런 취임식은 처음 본다”고 하자, 박 시장은 “이런 취임식은 세계 최초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생소한 취임식 과정에 간간이 서로들간에 웃음도 터져나왔다.

함께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시장 취임 선서 등을 진행하고 난 뒤 박 시장은 다시 이들에게 일일이 인사하고 돌려보냈다.

‘MC’ 박원순의 진행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그는 시민들이 보내온 글을 읽고 일일이 답하는 1인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각국 대사관에서 보내온 축전을 보여주던 박 시장은 온라인으로 올라오는 시민들의 메시지를 일일이 읽으며 코멘트를 했다.

의외로 해외에서 쇄도하는 메시지에 대해 그는 “전 세계에서 시장 취임식을 봐주고 계신다”고 말한 박 시장은 강서구의 한 놀이터에 아이들이 많이 뛰어노니 보러오라는 메시지에 꼭 가겠다고 답했다.

아이패드를 사용해 시민들의 격려와 비판을 모두 읽던 박 시장은 서랍을 열며 이면지를 꺼내더니 “이런 이면지가 많이 안 나오도록 하겠다”는 말도 했다. “이렇게 우습고 재미있는 취임식은 처음 본다”는 시민의 메시지에는 “저 재미없는 사람인데”라며 유머감각도 십분 발휘했다.

메시지를 하나 하나 읽던 그는 “다 읽을 수가 없겠다”며 잠시 뒤 일어났다. 그는 자리를 옮겨 취임식을 마치겠다는 말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여기서도 끝이 아니었다.

그는 잠시 걸어가 시장실 출입구에서 “좀 아쉽죠?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덕수궁 앞에서 뵙죠.”라며 즉석 번개팅을 제안했다.

잠시 뒤 박 시장은 화면에 다시 나타났다. 수 많은 취재진이 몰려 있는 가운데 그는 걸어가며 취재진들에게 “평소 생각했던 대로 취임식을 하니 기분이 좋다”며 발길을 덕수궁 쪽으로 돌렸다.

그가 보이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만세”라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는 시민들과 취재진들 사이에 둘러싸여 시민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했고, 시민들은 점점 그 주위에 모여들었다.

시민들을 흐뭇하게 만든 ‘MC’ 박원순의 1인쇼였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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