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술창업 급격한 감소세 탓
2세 가업승계도 세제미비로 부진
도전·혁신성 저하…노하우 사장 우려
기능인력 노령화에 이어 산업현장의 경영인(CEO) 노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청년창업과 2, 3세로의 가업승계가 원활하지 못한 탓이다. CEO 노령화는 도전성 및 혁신성 저하와 함께 축적된 기술노하우 사장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업사회 노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청년창업 활성화와 가업승계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후원하는 중소기업 2세 경영인들의 모임인 ‘전국차세대기업인연합회’가 지난 11일 공식 출범했다.
연합회는 각 지역별 17개 클럽, 614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경영혁신과 가업승계 등을 논의하게 된다.
지난 2008년에는 중소기업중앙회 지원으로 ‘가업승계기업협의회’가 설립된 이후 2, 3세 경영인(후계자) 참여 회원은 100여명에서 올 들어 16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양 단체의 제조업 종사자 비중은 90%에 이른다. 따라서 원활한 가업승계는 우리나라 제조업 발전과도 직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밖에 청년창업사관학교도 지난 3월 설립돼 6개월∼1년 과정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만 39세 이하 예비창업자와 창업수준의 가업승계를 준비 중인 2세 220여명을 교육 중이다. 원래 241명이 입교했으나 지난 7월 중간점검을 통해 사업수행능력 미달자 17명을 퇴교시켰다.
또 중소기업청도 내년도 예산안에서 청년창업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117% 늘린 4165억원으로 편성했다. 청년창업 전용자금과 엔젤투자펀드를 신설하고, 창업자금 연계컨설팅과 창업사업화와 관련한 지원을 대폭 늘렸다.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회사 CEO의 평균연령은 2011년 상반기 현재 53.2세로 지난해보다 0.9세 높아졌다. 40대 CEO 비중은 조사를 시작한 2002년 40.3%에서 30.3%로 10%포인트 줄고, 50대 비중은 33.1%에서 44.1%로 11%포인트 늘어났다. 60∼70대는 20.9%에 달했다.
중기청 조사에서도 중소기업 CEO 평균연령은 1993년 48.2세에서 2009년 50.2세로, 60세 이상 고령자 비중도 10.6%에서 12.4%로 증가했다.
이런 노령화는 창업, 특히 청년창업과 기술창업이 급격히 감소한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술제조업 창업수는 2000년 1만407개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081개로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20∼30대 청년벤처 비중도 이 기간 54%에서 12%로 급감했다.
또 가업승계 관련 상속ㆍ증여세 부담완화 법제화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도 노령화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 중소기업의 임원인 창업2세는 “기업들이 관련 제도가 마련된 이후로 가업승계를 미루고 있다”며 “최근 ‘공정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세제 개편안이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청년창업 감소와 원활한 가업승계가 부진하면서 CEO 노령화가 가속화되는 추세”라며 “활발한 차세대 경영인 모임이나 창업사관학교 등은 이런 문제 해결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