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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공짜‘실탄지원’ 없다?…속타는 유로존
“유럽경제 위기 구원투수

中머뭇거리면 세계 공멸”

라가르드IMF 총재 강조


고물가등 집안문제 산적

中 여론은 지원 부정적

환율·인권문제 간섭 중단

지원 대가 요구 가능성도



유럽 재정 위기의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구원투수를 자처했던 중국의 태도는 여전히 미지근하다. 오락가락하는 중국을 바라보는 유럽은 속내를 알 수가 없어 애가 타들어간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럽 지원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9일 중국 방문 길에 올랐다.

중국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 구제에 공조하지 않을 경우 세계 경제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다소 협박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중국을 “충분한 실탄을 보유한 최전방 수비수”라고 한껏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에 중국은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

▶다급한 EU,중국 붙잡기= “중국 지도자가 유럽 구제에 결단력 있는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한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방중 목적을 솔직히 드러냈다.

그는 “중국은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 위기를 도울 수 있는 최전방 수비수”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라가르드는 세계 경제에 ‘잃어버린 10년’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일본이 경험했던 장기불황에 전 세계가 빠져들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의 공조를 강조했다. 특히 유럽의 경제 위기는 결국 아시아 신흥국에까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중국의 지원을 간접적으로 재차 촉구했다.

이번 방중에서 그는 원자바오 총리, 시진핑 부주석, 왕치산 부총리, 저우샤오촨 런민은행 총재 등을 만났다. 이들과 만나 공통 관심사를 논의했다고만 언급했을 뿐 어떤 말이 오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라가르드는 “지속적인 위안화 평가절상을 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자본 축적에만 치중하지 말고 가치를 창조하는 데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면서 외환보유고 늘리기보다는 위안화 절상의 계속 추진을 주문했다.

하지만 위안화를 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소비를 늘리고 내수를 발전시키기로 한 중국의 새 경제 계획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중국이 유럽을 지원키로 했는가란 질문에 직접적인 답을 하지 않아 이번 방중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암시했다.

▶中,내부 갈등에 실속도 챙겨야=구원투수로 등판하라는 국제적인 압박이 고조되고 있지만 중국은 이번에는 공짜 기부는 없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또 빈부 격차, 고물가 등 내 집 사정도 좋지 않은데 남의 집을 돕는다는 국민 정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당초 유럽의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는 분위기였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과 줄다리기를 계속했지만 중국이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중국은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급기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지난 3일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유럽은 위기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히며 한발 뒤로 물러섰다.

서방에서는 중국의 지원을 놓고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지난 6일 뉴욕타임스는 EU가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자금지원을 받게 될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재정 지원을 빌미로 자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정책과 인권상황에 대한 외부 간섭을 묵살하려 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주장했다.

중국 내부의 갈등 역시 만만치 않다. 라가르드 총재의 중국 방문 관련 기사 아래에는 “유럽은 중국 내부 민심을 들여다 봐야한다” “가난한 나라가 왜 부자나라를 지원하냐”는 등의 댓글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물가와 집값 안정, 일자리 창출 등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중국 지도자들은 유럽 지원 관련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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