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WTO 가입 사실상 마무리
수출입 제도 투명화 전망한-러 FTA 교두보 마련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국내기업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관세율이 인하되고, 다소 불투명했던 러시아 대내외 제도가 개선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면서 국내기업의 러시아 진출이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특히 한ㆍ러 FTA의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단 러시아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국내기업의 수출과 투자 활성화가 예고된다.
삼성과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은 이미 러시아의 WTO 가입과 관련해 새 경영시나리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러시아와 20년간 교류해 왔고, 지난 10년간 수출은 10배로 증가했다. 2010년 기준 수출은 77억달러, 수입은 99억달러 규모였다. 지난해 수출은 1위 품목인 자동차 분야만 20억달러에 달했다.
박기완 코트라 중아시아CIS 차장은 “그동안 러시아가 임의로 수출과 수입을 규제하곤 했는데 WOT 가입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되고 각종 제도들이 투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 투명화는 투자 활성화로 연결될 게 확실하다. 6월 현재 러시아의 한국기업 법인은 354개에 이른다. 중앙정부의 독점이 완화되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의 러시아 내 생산공장 확충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다자통상팀 사딕호드자에브 세르죠드 박사는 “러시아 제도가 불투명한 것이 많았는데 국내법을 계속 개선해야 하고 다자적 차원서 감시를 받아야 하기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뀔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대식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그동안 러시아가 관세가 높고 ‘레드 테이프’(red tapeㆍ관료적 형식주의)가 강해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러시아 WTO 가입이 요술방망이는 아니지만, 글로벌 개방에 따른 수혜는 작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앙정부 독점 구조가 점차 깨지면서 시베리아 등 국내기업의 자원프로젝트는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상·정태일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