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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상품, 이제 숫자로 말한다
최근 신용카드, 예ㆍ적금 등 금융 신상품 이름에 숫자가 부쩍 눈에 띈다. 처음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고객들은 간단한 설명을 듣고 금세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호기심을 일으키면서도 명료하게 특성을 상징할 수 있는 것이 숫자의 매력이다. 이를 착안해 최근 은행 및 카드사들이 적극적인 ‘숫자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카드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주요 카드사들은 최근 주력 신상품에 숫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카드는 ‘숫자’를 개별카드 이름으로 하는 새로운 브랜드 체계를 11일부터 도입했다. 브랜드 도입에 맞춰 출시한 ‘삼성카드2’, 삼성카드3’와 같은 방식이다. 앞으로 1~7까지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숫자는 카드의 대표 혜택 가짓수를 의미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숫자 중심의 실용적인 브랜드 체계를 구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제로(0)’를 앞세웠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스티브잡스 취향의 카드”라고 언급해 관심을 모은 ‘현대카드ZERO’를 오는 14일 출시한다. 할인한도, 이용횟수 등 혜택을 받기위한 조건을 모두 없앤 이 카드의 특징을 ‘0’에 집약했다.


은행권도 숫자 마케팅을 통해 히트상품을 만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젊은층 공략을 위해 숫자를 활용하고 나섰다. 신한금융은 20대 공략을 위해 지난 9월 전용 브랜드인 ‘S20(에스이공)’을 론칭했다. 관계사인 신한카드와 협력해 젊은 고객의 입맛에 맞춘 특화상품인 ‘신한S20체크카드’ 및 ‘신한S20통장’도 내놨다. 신한S20체크카드는 출시 한 달 만에 10만좌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연말에는 30만좌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은행측은 기대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지난 7월 야심차게 내놓은 ‘매직(Magic)7 적금’이 대표 상품으로 부상했다. 출시된 지 석 달 만에 26만 계좌, 2조5000억원을 훌쩍 넘는 판매실적을 올렸다. 신용카드 실적에 따라 연 7.0%의 파격적인 이자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상품명에 부각한 것이 저금리 시대 고객들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이 지난 2009년 내놓은 ‘하나 369 정기예금’은 숫자마케팅의 ‘고전’으로 통한다.

만기가 1년이지만 3개월째 해지 시에도 연 3.6%, 6개월째 3.7%, 9개월째에는 3.8% 금리를 제공하고 또 3ㆍ6ㆍ9개월째 되는 날은 1% 미만의 낮은 중도해지 이율을 적용받지 않고도 예금을 찾을 수 있는 특성을 369라는 숫자로 간결하게 나타내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
/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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