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낫게 해주겠다며 신도들부터 돈을 받아 챙긴 전직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0일 신도들에게 병을 낫게 해주겠다며 헌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전직 목사 S(73ㆍ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S씨는 2008년 3월 영등포구의 한 교회에서 목사로 있으면서 폐암 말기 투병중인 신도 L(당시 49세)씨에게 “기도를 하면 병이 나을 수 있다”고 속여 헌금 1억6000만원과 시가 200만원 상당의 금팔찌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S씨는 또 같은 해 4월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K(21ㆍ여)씨의 부모에게 “마귀를 쫓으려면 이스라엘에 가서 기도를 해야 한다”며 헌금 1억3300만원을 받는 등 2개월여에 걸쳐 총 3억원 상당의 금품을 챙겼다.

조사결과 이들은 수년간 교회에서 설교를 해온 S씨의 말을 믿었으나, L씨는 결국 2009년 폐암으로 사망했고 K씨 역시 치료시기를 놓쳐 병세가 더욱 악화됐다. 경찰은 비슷한 피해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S씨의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