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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경찰, 포근한 이웃으로 다가가야”
‘나눔 앞장’ 일원파출소 이상진 팀장
노인정 방문 어르신들에 봉사활동

“온정 줄어 아쉬움…나눌수록 행복”



서울 강남구 일원동 일원치안센터에 들어서면 직원들이 자신의 비전과 중기 목표를 적은 카드가 왼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다양한 좌우명과 목표 하나하나가 삶의 나침반이기에 손색이 없다. 이 중 하나가 단연 눈에 띈다. “관내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 이웃 50여명 초청 위로 격려행사 개최”, “아코디온을 배워 어르신들에게 즐거움과 기쁨 봉사”. 이 카드는 수서경찰서 일원파출소 이상진(56·사진) 순찰2팀장이 작성한 것. 자신의 중기목표라고 명시하고 있을 정도로, 이 팀장은 봉사활동을 통해 활력소를 얻고 있다.

이 팀장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강남구 세곡동 대왕파출소에서 근무하던 때부터다. 추석과 설에 관내 6개 노인정을 방문해 업무추진비와 사비를 털어 마련한 쌀과 음료를 전달하고 점심식사를 대접하며 약주도 한잔씩 올리곤 했다. “미수(88세)의 모친을 모시고 있는데 노인정을 찾을 때마다 돌아가신 부친을 만나는 것 같은 기분에 왠지 마음이 푸근해진다”는 이 팀장은 “노인정을 다녀오면 더 큰 것을 얻고 온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 팀장이 관내 홀몸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106세 할머니를 방문했을 때다. 머리에 이미 서리가 내려앉은 80대 딸이 어머니의 수발을 드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올 2월 지금의 일원치안센터로 이동해 오면서도 이 팀장의 봉사활동은 계속됐다. 지난 5월에는 대치중학교에서 열린 강남구 어르신 경로잔치에 초청받은 대청경로당 어르신 50여분이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걱정하고 있을 때, 인근 교회에 공문까지 보내 버스를 빌려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편의를 봐드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대청경로당을 찾아 점심 배식을 하고 노래와 장기자랑을 열었다. 치안센터 직원들과 이 팀장이 개인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봉사모임 ‘싱글벙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준비해 간 음식을 대접하고 어르신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 팀장은 “경로당이 생기고 경찰이 경로잔치를 열어준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마냥 즐거워하셨다”며 “어린 아이들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는 모습에 내가 더 흐뭇해지더군요”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경찰이 권위적인 모습으로 많이 비춰졌지만, 이제는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우리의 이웃과 같은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때라는 것이 이 팀장의 지론이다.

시간날 때마다 홀몸어르신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는 이 팀장은 “교대근무로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비번 날까지 같이 봉사활동 하자고 말을 꺼내기도 미안하다”면서도 “요즘은 연말에도 경로당이나 복지단체를 찾는 단체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나눔 실천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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