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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 급증에 소형아파트 인기…분양가 3.3㎡당 평균 1017만원, 몸값도 대형 보다 한수 위
2007년후 중대형 위주 공급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소형 평형 품귀현상


4베이 등 설계 다양화

마감재도 대형과 동일

단일 평형 단지도 등장


분양가 대형에 역전

청약경쟁률 대형 압도

일부선 포화상태 지적도



‘작은 것이 아름답다.’

광고 카피처럼 들리는 이 말은 적어도 현재 주택 분양시장에 있어선 ‘진리’처럼 통한다. 한때 집을 부의 상징으로 여겨 넓고 큰 집에 사는 것이 주변의 부러움을 사던 시절이 있었다면, 지금은 집도 실속있어야 환영받는 상황이다. 특히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자연스레 소형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대세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인기만큼 소형 아파트에 대한 건설사들의 배려도 비례하면서 중대형 못지않은 편의를 누릴 수 있는 집이 늘고 있다.

▶ ‘나도 4베이다’=평면에서부터 소형 아파트의 진화를 느낄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흔치 않았던 중소형 아파트에 4베이 평면을 도입한 단지 분양이 늘고 있는 것이다.

베이(bay)란 기둥이나 벽 사이에 있는 공간을 뜻하는 것으로 보통 3베이는 발코니 전면부에 방ㆍ거실ㆍ방, 4베이는 방ㆍ방ㆍ거실ㆍ방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는다. 4베이의 경우 발코니 전면부에 거실과 방이 배치돼 채광과 통풍이 좋아지는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발코니 확장을 통해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면적이 제한적인 이유로 4베이로 설계하지 않는 것이 과거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3개 건설사가 합동 분양한 김포 한강신도시에선 중소형 아파트에 4베이를 도입한 ‘반도유보라’만 유독 주목받는 등 4베이 소형 아파트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반도건설은 지난 5월에 공급한 ‘양산반도유보라2차’ 중소형 아파트에서도 4베이 특화평면을 선보이며 전 주택형이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되는 호성적을 거뒀다. 또 같은 달 부산 금정구의 ‘금정산2차 쌍용예가’도 중소형에 4베이를 도입한 평면이 가장 큰 인기를 누리며 평균 1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마감했다.

11월만 해도 이 같은 중소형 4베이 아파트가 줄줄이 분양 대기 중이다.

웅진그룹의 극동건설은 충남도청 이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내포신도시 RM11 블록에서 전용면적 59~84㎡ 938가구의 ‘웅진스타클래스센트럴’을 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59㎡부터 4베이로 설계됐다. 부산ㆍ진해경제자유구역 과학산업단지 41블록에서 이달 분양하는 금강주택의 ‘금강펜테리움’아파트도 4베이 구조로 이뤄졌다. 전용면적 59㎡의 단일 주택형으로 1111가구의 대단지이다. 일성건설은 대구 북구 ‘침산동 강변 일성트루엘’ 아파트 323가구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59~84㎡ 총 323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도 4베이 위주로 설계될 예정이다.

▶ ‘몸값은 내가 한 수 위’=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분양가 측면에서도 대형 아파트를 역전하기도 했다. 과거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소형 아파트에 비해 고급 마감재를 쓰거나 단지내 위치상으로도 좋은 입지에 위치하면서 가격 프리미엄을 인정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소형에 인기가 쏠리면서 건설사도 소형 아파트 마감재를 대형과 동일하게 맞춘다거나 인기있는 중소형 단일면적형으로 단지를 구성하는 등의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양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분양된 전국 아파트에 대한 조사 결과 3.3㎡당 분양가가 66~99㎡ 이하의 경우 1017만원, 99~132㎡는 897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99~132㎡ 이하 중형은 2009년 이후 2년여 만에 3.3㎡당 1000만원 밑으로 떨어져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달 분양된 서울 전농7구역 전농래미안크레시티의 경우도 121㎡ 분양가를 84㎡보다 20만~30만원 낮게 공급했고, 동문건설의 부산 ‘서면 동문 굿모닝힐’도 마찬가지였다. 70㎡형의 3.3㎡당 분양가는 740만~850만원선인 반면, 가장 큰 전용 138㎡의 분양가는 670만~780만원선으로 70만원가량 싸게 공급됐다. 중대형 아파트가 미분양됐을 경우 발생하는 부대비용을 감안했을 때 분양가를 낮추는 것이 향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건설사의 판단이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부동산1번지 나기숙 팀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을 구매하는 데다, 2007년 이후 중대형 위주로 아파트가 공급돼 소형아파트 품귀현상을 낳으면서 소형은 청약경쟁률에서 높은 성적을 보였지만 중대형은 참패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천상천하유아독존?’=현재 분위기만 따지면 중소형 아파트가 분양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기에서나 공급량에서나 중대형을 훨씬 앞선다. 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 주거용 소형 오피스텔 등 주거나 투자 목적의 소형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이 이젠 포화상태를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수도권내 최근 오피스텔 수익률이 점차적으로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는 모습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에 리얼투데이 양지영 리서치자문팀장은 “향후 우리나라 인구구조상 1~2인 가구가 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지만 공급이 소형물량에만 치우친 경향이 있다”며 “소형도 수요가 받쳐줘야만 지속 가능하기에 향후엔 입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을 낳을 가능성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 팀장은 또 “3~4년 전만 해도 중대형에 인기가 많아 공급이 쏠렸는데 지금은 공급물량이 없어 몇 년 뒤 주가가 뛸 수 있다”며 “시장의 주기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웅기 기자 @jpack61> 
/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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