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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에고치 긴장해라 말미잘도 실크 뽑는다
그동안 누에고치나 거미에서만 추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실크섬유가 말미잘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팀은 말미잘 단백질의 유전자를 재설계해 새로운 실크단백질을 만든 뒤 이를 통해 실크섬유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해양생물을 통해 실제로 실크섬유가 만들어는 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유럽 및 미국연안에 서식하는 ‘스타렛 말미잘(Starlet Sea Anemone, Nematostella Vectensis)’이 가벼운 자극에도 팽창과 수축을 하며 이 때 길이가 최대 5~10배까지 차이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후 실크와 유사한 성질의 단백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말미잘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다.

이 말미잘 단백질은 실제로 거미실크단백질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장균을 통해 말미잘의 단백질을 재조합, 말미잘의 특성을 그대로 모방한 실크단백질을 만들어 이를 섬유형태로도 성공적으로 가공했다.

실크단백질은 신축성이 뛰어나고 강도가 높아 단순히 섬유 뿐 아니라 분말이나 젤 등 다양한 형태로의 성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공학은 물론 조직공학, 수술용 봉합사, 약물전달물질이나 화장품, 방탄소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누에에서 나오는 실크는 그 강도가 약해 산업용으로 제약이 따르고, 거미의 실크는 강도는 뛰어나지만 거미의 서로 잡아먹는 특성 때문에 양식이 불가능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말미잘 실크섬유 생산이 향후 실크섬유의 대량생산과 산업화를 시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형준 교수는 “실크단백질은 다양한 활용가능성 때문에 대량생산을 위해 많은 소재 관련 연구자들이 누에 외에 단백질을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경쟁적으로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산업화에 들어간 사례는 없다”며 “그간 실크 단백질 산업화의 걸림돌이었던 생산량을 높이는데도 성공했기 때문에 이 단백질의 강도 등의 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이미 국내특허로 출원됐고 현재 PCT(특허협력조약)에 국제 출원 준비 중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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