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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9회말’ 현정은 회장…제4이동통신으로 승부수
현대증권 등 계열사 IST에 1800억 투자…현대건설 인수 실패 등 어려움 사업다각화로 돌파구 기대
“야구는 9회말 투아웃 부터”라는 말이 있다. 비록 그때까지 팀이 지고 있더라도 승부수만 잘 띄우면 역전의 승리를 맛볼 수 있다는 말이다.

금강산사업 중단, 현대건설 인수 실패 등으로 9회말 투아웃 상황과 흡사했던 현대그룹. 그 현대를 이끄는 현정은 회장이 드디어 승부수를 띄웠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제4이동통신에 사업자로서 참여를 결정한 것이다.

현대증권 현대U&I 등 현대그룹 계열사가 중소기업 컨소시엄인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에 총 1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증권이 1450억원 규모의 PEF(사모펀드)를 조성하고, 현대U&I가 350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통신사업 경험이 없는 현 회장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현재 현대그룹의 상황은 그야말로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 9회말 투아웃 상황이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3년여째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며 매출 손실이 5000억원대에 이르는데다, 지난해에는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셔 회사 내 분위기도 위축된 상태다. 여기에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등은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라 적자가 쌓이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현 회장이 승부수로 띄운 것이 바로 이동통신 사업이다.

현 회장의 승부수가 역전 홈런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섣부르게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 아직도 업계에서는 제4이동통신의 사업성에 대해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4이동통신은 와이브로를 이용해 모바일 인터넷 및 음성통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어 ‘반값 통신료’를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지만, 전국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대 5조원까지 투자비용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또 이동통신은 끊임없는 유지 보수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초기 투자비용은 물론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이 참여한 컨소시엄 참여자가 대부분 중소기업임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을 현대그룹에 기댈 가능성이 크다. 그룹의 재무건전성에 다시 한번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리스크가 없으면 수익은 없다. 위험을 동반하지 않는 승부수도 없다. 이것이 현 회장의 현재 심경이다. 현 회장이 띄운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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