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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솟는 기름값 잡을 ‘알뜰주유소’ 생긴다
정부 ℓ당 최대 100원 싼 주유소 2015년까지 1300개 도입

최근 두바이유가 106달러로 올라서는 등 국제유가 급등하자 정부가 ‘알뜰주유소’ 카드로 기름값 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식경제부는 3일 정유사 중심의 기존 주유소에 비해 석유 제품 판매가격이 다소 낮은 ‘알뜰주유소’를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 가량인 1300개까지 만드는 ‘알뜰주유소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26일 지경부가 발표한 ‘대안주유소’의 일환이며, 일반정유사 기름값보다 ℓ당 70∼100원 정도 저렴하다.

그러나 정유ㆍ주유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가격인하 효과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헤럴드경제 자료사진

▶2015년까지 ‘알뜰 주유소’ 1300개 도입=정부는 알뜰주유소 도입으로 기름 값을 ℓ(리터)당 100원 인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자가폴주유소와 농협주유소 등은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보다 ℓ당 30원 정도 낮은 가격에 석유제품을 팔고 있다. 정부는 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대량 공동구매를 통해 낮은 가격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셀프주유소 확대와 경품 제공 최소화로 비용을 줄이면 ℓ당 100원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석유공사는 서산기지 시설을 개선해 탱크 2기를 알뜰주유소 제품 공급에 할당했다. 서산~용인 간 송유관을 활용해 수도권에 석유제품을 싼 가격에 대량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국내 정유 4사의 독점 구조를 깨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경쟁을 도입해서 정유사들이 스스로 가격 인하를 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경부는 독점 구조 혁파를 위한 목표로 전체 주유소의 10%인 1300개를 목표로 잡았다. 지경부의 목표는 2015년까지 자가폴주유소 600개, 농협주유소 500개, 고속도로 주유소 167개, 기업의 사회공헌형 주유소 10개를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 것이다.

주유소 하나를 만드는데 수억원이 들기 때문에 새로 주유소를 만들기보다 기존 주유소들을 최대한 알뜰주유소로 편입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시설개선 지원금 2300만원, 석유관리원의 품질보증프로그램 비용 연 540만원, 셀프주유기 전환 시설 융자금 최대 5000만원 한도 확대 등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헤럴드경제 자료사진

▶기름값 인하효과는 ‘글쎄’=알뜰주유소 도입으로 인한 기름값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당장 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에 석유제품을 공급해야 하는 정유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정부가 석유제품을 싸게 공급하려면 정유사한테서 싸게 사야 할텐데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그냥 싸게 팔라는 암묵적인 압박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도 “알뜰주유소에만 싼 가격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면 우리 폴을 달고 있는 주유소들이 반발할 ”것”이라며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주유소 업주들도 제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주유협회 관계자는 “집 근처나 자주 다니는 길목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가 없다면, 일반 주유소와 큰 차이가 없다”며 “하지만 이들 주유소가 증가하면 인근의 일반주유소가 타격을 받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석유유통협회도 “석유공사의 자가폴주유소 지원은 기존 대리점과 주유소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을 포함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알뜰주유소 도입으로 기름값 안정과 정유사 독과점 구조를 깨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어느정도 실현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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