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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마린 원숭이는 왜 새끼의 뇌를 먹었을까
최근 학술지 ‘영장류’(Primates)에 페루의 숲에서 목격된 충격적인 장면이 보고됐다. 암컷 타마린 원숭이가 과일을 따던 중 갑자기 품에 안고 있던 새끼의 두개골을 내리쳐 뇌를 먹는 장면이 과학자들에 의해 목격된 것이다. 이어 희생된 개체의 형제로 보이는 암컷 원숭이가 어미의 뒤를 따라 형제의 뇌를 먹었다. 타마린 원숭이는 모성애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과학자들은 더욱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이처럼 과격한 형태의 동종포식(cannibalism)이 우발적이거나 병적인 현상이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려는 개체의 필사적 생존법이라는 데 학계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미 후 수컷을 잡아먹는 사마귀나 방금 낳은 새끼를 죽이는 토끼 등의 현상이 인간의 눈에는 야만적이고 냉혹하게 보이지만 오히려 모성애에 가까운 동기에서 행해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타마린 원숭이 모자의 동종포식을 학계에 보고한 브라질 상파울로 주립대학 로렌스 쿨로 교수는 “이런 이상행동은 모성애에서 발로했다”고 설명했다. 어미가 병약한 새끼를 희생하는 대신 새끼를 밴 다른 자녀의 생존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쿨로 교수는 “어미가 새끼 수컷과 임신한 암컷 둘 중 하나의 생존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만일 새끼 수컷을 포기했다면 암컷과 그 뱃속의 새끼가 희생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보고된 극단적 동종포식의 예는 또 있다. 호주 시드니 대학 생물학자 리처드 샤인 박사는 지팡이 두꺼비(cane toad) 올챙이가 알에서 깨어나자 마자 다른 알들을 먹어치우는 현상을 연구했다. 지팡이 두꺼비의 올챙이뿐 아니라 중간 크기의 성체들도 뒷다리 발가락을 꼼지락거려 작은 개체를 유인한 뒤 통째로 삼키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들은 다른 개구리 알이 있어도 동종 개체의 알만 편식해서 먹었다.

샤인 박사는 이에 대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먹잇감이나 짝짓기 상대를 두고 미래에 경쟁하게 될 상대들을 미리 제거하려는 의도”라고 최근 학술지 ‘동물행동학’(Animal Behaviour)에서 밝혔다. 또한 원래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서식하던 지팡이 두꺼비들이 호주로 옮겨진 뒤 외래종으로 살아남기 위해 극단적인 생존방법을 강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NYT는 최근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동종포식 장면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면서 지팡이 두꺼비의 동조포식 현상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옮겨진 열대성 동물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는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보도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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